지난 8월 12일, 서울행정법원은 비영리법인 설립허가를 거부한 주무부처의 처분이 부당하다는 판결을 내렸습니다. 현행 「민법」 제32조는 비영리법인을 설립하기 위해 반드시 ‘주무관청의 허가’를 받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른바 ‘주무관청 허가주의’는 구체적인 허가 기준이 명확하지 않고 주무관청에 폭넓은 재량을 부여한다는 점에서 비영리법인 설립의 문턱을 높이는 요인으로 지적되어 왔습니다. 특히, 법인 설립 여부를 행정기관의 허가에 맡기는 현행 제도가 헌법상 ‘결사의 자유’를 과도하게 제한하는 것은 아닌지에 대한 문제도 지속적으로 제기되어 왔습니다. 현재 「민법」 제32조 중 비영리 사단법인에 관한 부분에 대해 헌법재판소의 위헌심판이 진행되고 있는 만큼, 이번 서울행정법원의 판결이 향후 헌법재판소의 판단과 비영리법인 설립제도 개선 논의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됩니다. 이번 판결에서 법원이 주목한 주요 쟁점과 그 의미를 간략히 정리했습니다.

◼ 쟁점 : 명확한 기준 없는 비영리법인 설립허가제
- 현행 「민법」 제32조는 비영리 사단·재단법인을 설립하기 위해서는 주무관청의 허가를 받도록 규정하고 있음.
- 그러나 재정 규모, 사업 지속가능성 등 구체적인 허가 기준이 명확하지 않아 주무관청의 재량이 지나치게 크고, 설립 여부를 예측하기 어렵다는 문제가 지속적으로 제기됨.
- 특히, 이러한 허가제가 헌법상 보장된 결사의 자유를 과도하게 제한하는지가 핵심적인 법적 쟁점이 되고 있음.
◼ 경과 : 서울행정법원, 문화체육관광부의 비영리법인 설립허가 거부처분 취소 판결
- 사단법인 ‘플래닛주민센터’는 공익성이 높은 사업을 비영리법인으로 운영하기 위해 2024년부터 문화체육관광부에 비영리사단법인 설립허가를 신청함.
- 문화체육관광부는 ▲재정 및 사업 지속가능성 부족, ▲정관·창립총회 회의록 일부 날인 누락 등을 이유로 설립을 불허함.
- 신청인은 초기 출연금 6,000만 원과 향후 5년간 1억 원의 추가 출연 계획 등을 제시했지만 재차 불허되자 행정소송을 제기함.
- 서울행정법원은 2026년 8월 12일 문체부의 설립허가 거부처분을 취소하라고 판결함.
◼ 법원 판단 : 설립을 거부할 근거 불충분
- 서울행정법원은 기존 사업실적과 수입·지출 계획 등을 고려할 때 사업의 실현가능성과 지속가능성이 부족하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함.
- 명확한 재정 기준이 없는 상황에서 재정 안정성이 부족하다는 문체부의 판단 역시 합리적이라고 보기 어렵다고 지적함. 정관 등의 날인 누락은 쉽게 보완할 수 있는 사항으로, 보완 기회를 주지 않고 설립허가 거부 사유로 삼은 것도 부당하다고 판단함.
- 이에 따라 문체부의 비영리법인 설립허가 거부처분을 취소하는 것으로 판결함.
◼ 관련 동향 : 「민법」 제32조, 헌법재판소 위헌심판 진행 중
- 서울행정법원은 2025년 12월 '청소년직접행동'의 설립허가 거부 사건에 대해 위헌법률심판을 제청함. 재판부는 법률에 구체적인 허가 기준이 없어 신청인의 예측가능성이 낮고, 주무관청에 폭넓은 재량을 부여하고 있다는 점을 지적함.
- 허가제보다 기본권을 덜 제한하는 인가주의·준칙주의를 통해서도 법인제도의 공익적 목적을 달성할 수 있다는 점도 제시함. 현재 「민법」 제32조의 위헌 여부는 헌법재판소에서 심리 중임.
- 지난 4월 1일 시민사회 및 각계 전문가(법률/회계 분야 등)와 함께 민법32조 개정을 위한 긴급토론회를 진행하였고, 이후 시민사회 차원에서 '민법 허가주의 개정네트워크'를 구성하여 공동 대응을 하고 있음.
◼ 판결의 의의 : 비영리법인 설립허가제 개선 논의에 미칠 영향 주목
- 행정재량의 한계 확인 : 명확한 기준 없이 재정 안정성·사업 지속가능성 등을 이유로 법인 설립을 제한하는 행정 판단에 법원이 제동
- 허가 기준의 명확성·예측가능성 문제 부각 : 주무관청에 따라 달라질 수 있는 현행 설립허가 기준과 절차의 문제를 다시 확인
- ‘허가주의’ 자체에 대한 제도개선 논의와 연결 : 헌법재판소의 위헌심판과 맞물려 현행 허가주의를 준칙주의 등으로 전환하는 「민법」 개정 논의 및 비영리법인 설립제도 전반의 개편 논의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 필요

<참고> 서울행정법원 판결문(한국공익법인협회 제공)
이번 판결은 비영리법인 설립허가 과정에서 주무관청의 재량에도 합리적인 근거가 필요함을 확인하게 된 사례이기도 합니다. 동시에 현재 헌법재판소가 심리 중인 「민법」 제32조 위헌 여부와 맞물려, 비영리법인 설립허가제의 기준과 방식 자체를 재검토하는 계기가 될지 귀추가 주목될 듯합니다. 하지만, 문화체육관광부는 판결에 불복하여 '항소'를 하였다고 하니 이후 판결도 예의주시하여 지켜볼 필요가 있겠습니다.
개별 단체의 사례와 경험으로 그치는 것이 아닌 판례를 이끌어준 한국공익법인협회와 법률소송대리인을 맡은 법무법인 더함, 그리고 사단법인 플래닛주민센터와 청소년직접행동의 용기있는 도전 덕분에 의미있는 변화를 만들 수 있었던 듯 합니다. 앞으로도 개별 사례를 넘어 시민사회 전체 생태계를 활발하게 만들기 위한 제도 개선 여정에 많은 관심 바랍니다.
📌 참고자료
◼ 쟁점 : 명확한 기준 없는 비영리법인 설립허가제
◼ 경과 : 서울행정법원, 문화체육관광부의 비영리법인 설립허가 거부처분 취소 판결
◼ 법원 판단 : 설립을 거부할 근거 불충분
◼ 관련 동향 : 「민법」 제32조, 헌법재판소 위헌심판 진행 중
◼ 판결의 의의 : 비영리법인 설립허가제 개선 논의에 미칠 영향 주목
<참고> 서울행정법원 판결문(한국공익법인협회 제공)
이번 판결은 비영리법인 설립허가 과정에서 주무관청의 재량에도 합리적인 근거가 필요함을 확인하게 된 사례이기도 합니다. 동시에 현재 헌법재판소가 심리 중인 「민법」 제32조 위헌 여부와 맞물려, 비영리법인 설립허가제의 기준과 방식 자체를 재검토하는 계기가 될지 귀추가 주목될 듯합니다. 하지만, 문화체육관광부는 판결에 불복하여 '항소'를 하였다고 하니 이후 판결도 예의주시하여 지켜볼 필요가 있겠습니다.
개별 단체의 사례와 경험으로 그치는 것이 아닌 판례를 이끌어준 한국공익법인협회와 법률소송대리인을 맡은 법무법인 더함, 그리고 사단법인 플래닛주민센터와 청소년직접행동의 용기있는 도전 덕분에 의미있는 변화를 만들 수 있었던 듯 합니다. 앞으로도 개별 사례를 넘어 시민사회 전체 생태계를 활발하게 만들기 위한 제도 개선 여정에 많은 관심 바랍니다.
📌 참고자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