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동소식] 시상식 대신 '환담(歡談)'으로 : 2026 현장지식×좋은연구, 세 번째 현장

2026-0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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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단법인 시민이 주최하는 현장연구 공모전 '현장지식×좋은연구'가 올해로 세 번째 해를 맞았습니다. 9월 16일, 민주화운동기념관에서 진행된 2026년 시상식은 '시상식' 대신 '환담(歡談) — 서로 모여 즐겁게 이야기 나누다'라는 이름으로 열렸습니다. 여름과 가을의 경계에서, 오랜 시간 현장을 기록해 온 이들을 반기는 자리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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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패를 전달하고 기념사진을 찍는 짧은 순서 대신, 이번 행사는 수상자 한 사람 한 사람이 어떤 발견을 통해 현장에 당도했는지, 그 과정에서 누구를 만나고 무엇을 고민했는지를 나누는 코멘터리 방식으로 진행됐습니다. 심사를 맡았던 선정위원들도 심사자가 아닌 동료 연구자의 자리에서 소감과 질문을 건넸습니다.

세 번째 해, 더 넓어진 현장

2022년 시작된 현장지식×좋은연구 공모전, 올해는 자체 접수만으로 총 95편이 모였고, 서울을 넘어 경남·제주·대구·부산·충북·강원·경북 등 전국 각지의 현장에서 도착했습니다.

접수작의 형태도 학술·학위논문, 활동보고서·백서, 단행본, 정책제안서, 이슈브리프까지 다양했습니다. 올해 접수작의 87.4%는 시민사회단체와 학계에서 나와, 서로 다른 지식 생산 주체가 하나의 공모장에서 만나는 접점이 됐습니다. 주제 역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 기후·환경·에너지(15.8%)를 포함해 돌봄·복지·교육, 젠더·여성, 지역공동체·거버넌스 등에 고르게 분산되어, 하나의 의제로 현장을 설명할 수 없다는 점을 보여줬습니다.

세 차례의 심사 단계를 거쳐 현장성·실천성·독창성·명확성을 기준으로 수상작 10편과 특별상 2개 기관이 최종 선정됐습니다.

특별상, 꾸준함에 건네는 감사

특별상은 개별 연구물의 완성도를 겨루는 상이 아니라, 오랜 시간 현장을 기록해 온 기관에 감사를 전하기 위해 선정위원회가 별도로 마련한 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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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림종합사회복지관 

「신림복지관의 정의로운 전환, 기후위기 대응실천 및 조사연구보고서」 무려 두 편이 선정되었습니다. 올해로 45년째 지역 현장을 지켜온 주춧돌이기도 합니다. 선정위원회는 "개별 연구물의 완성도가 아니라, 마을 속 현장으로 들어가 주민과 함께 해 온 축적의 시간과 실천, 그 사회적 기여를 높이 평가해" 특별상 대상 기관으로 선정했다고 밝혔습니다.


b86431e2ce8a9.jpeg전쟁없는세상

「무기거래의 문제와 무기박람회」 연구물이 선정되었습니다. 전쟁없는세상은 오랜 시간 무기 거래를 감시해 온 기관입니다. 선정위원회는 "국제규범 분석·무기박람회 현장조사·정보공개청구와 행정소송까지 감시와 조사, 소송과 캠페인을 하나로 벼려낸 오랜 실천을 인정해" 선정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영재 선정위원장은 "무기 거래 관련 부분은 평화를 얘기하는 시민사회 안에서도 거의 연구 주제가 되지 않았던 영역인데, 국제규범 분석과 무기박람회 현장조사, 정보공개청구·행정소송까지 담아낸 것은 대단한 실천이다"라고 평했습니다.

2026 수상작 10편 (가나다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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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상국립대학교 사회학과 연구진(공재훈·구민철·김동언·유민주·이성빈·이주미·진보민·최주영·김명희)

<재난세대의 사회학: 경남에서 사회학하기>
세월호 참사·팬데믹·이태원 참사·여성혐오를 함께 겪은 경남 청년들이 교수와 함께 쓴 9인 공동 졸업논문집입니다. 선정위원회는 재난의 시대를 살아온 청년세대의 경험을 사회학의 언어로 해석하고, 이를 경남이라는 구체적 장소의 현장과 연결한 점을 주요 성과로 평가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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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정·장지은

<응답적 안전의 정치학: 2024-2025 대구시민시국대회를 중심으로>
계엄 이후 대구 시국광장에서 서로가 서로를 향해 만들어낸 '응답적 안전' 개념으로, 집회 현장의 돌봄과 신뢰를 조명한 연구입니다. 김민정 연구자는 "숱한 집회와 투쟁 현장에서 저는 경찰이 안전을 만든다고 생각하며 살지 않았습니다. 안전이라는 것은 처음부터 주어지는 게 아니라, 사람들이 감각하는 안전과 환대가 어떻게 만들어지는지를 탐구하고 싶었습니다"라고 말했습니다. 선정위원회는 대구시민시국대회에서 시민들이 발화·경청·응답을 통해 안전을 만들어 낸 과정을 ‘응답적 안전’으로 개념화하고, 광장을 시민 학습과 민주적 감수성이 형성되는 공간으로 포착한 점을 높이 평가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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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은솔(늘픔가치)

<2025년 발달장애인의 안전한 약물 사용을 위한 '알약스쿨'>
발달장애인의 복약 현실을 설문·심층면담으로 드러내고, 지역 약사와 연계한 마을약사 아카데미·맞춤형 복약상담 실천으로 이어간 연구입니다. 선정위원회는 복약의 어려움을 개인의 인지 능력 문제가 아니라 건강권과 지역사회 지원체계의 문제로 재규정하고, 실태조사를 곧바로 실천으로 이어간 점을 높이 평가했습니다.



6ae912df0832a.jpeg아리셀 중대재해참사 대책위원회

<아리셀 중대재해참사를 통해 본 이주노동자의 안전할 권리>
이주노동자가 언어와 이동의 자유 덕분에 산업재해로부터 비교적 자유롭다는 통념과 달리, 그 조건이 오히려 더 위험한 일터로 내몰리게 하는 구조를 드러낸 연구입니다. 선정위원회는 중국 동포 노동자들이 언어와 이동의 자유 때문에 산업재해로부터 비교적 자유로울 것이라는 통념과 달리, 그 조건이 오히려 더 위험한 일터로 내몰리게 하는 구조를 보고서가 잘 담아냈다고 평가했습니다.

186fc973815cb.jpeg염현주 

<난민을 둘러싼 규범의 균열과 재의미화>
2018년 제주 예멘 난민 유입 당시 현장 활동가로 함께했던 경험을 사회학 연구로 재해석해, 시혜와 갈등을 지나 상호적 관계로 나아간 과정을 담은 논문입니다. 선정위원회는 시혜적 ‘돕기’에서 ‘이웃 되기’의 상호성으로 변화하는 과정을 분석하고, 갈등과 조정을 통해 새로운 규범을 만들어 가는 관계의 의미를 짚은 점을 높이 평가했습니다.


850d87abed4cc.png이성근(부산그린트러스트)

<BRT구간 도시 선형 녹지축 전환 타당성 조사와 정책제안 사업>
BRT 정류장 정원화, 교통섬을 활용한 비오톱(이끼정원) 실험 등 도시의 틈새 공간을 녹지로 되살린 기록입니다. 시민참여형 녹화운동과 시민협치의 과정까지 함께 담아냈습니다. 선정위원회는 BRT 정류장 정원화와 교통섬 비오톱 실험을 통해 도시녹지가 환경시설을 넘어 공공성과 도시공간에 대한 시민의 권리로 이어짐을 보여 준 점을 높이 평가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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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인호

<개인화된 연결성 정치행동의 출현: 청년 NPO 대안 언론 네트워크 조직 D와 구성원들의 활동 경험을 중심으로>
대학 학보사의 편집권 침해에서 벗어나 만들어진 청년 대안언론 네트워크의 활동을 분석해, 강한 이념적 결속 대신 느슨한 연결과 개인화된 참여로 작동하는 청년 정치 행동의 새로운 논리를 그려낸 사회학 논문입니다. 선정위원회는 위계적 조직운동의 빈자리에 ‘이중화된 연대’가 작동하는 양상을 구체적으로 서술하고, 청년의 참여 동기를 설득력 있게 재해석한 점을 높이 평가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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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희진

<부유하는 인프라와 젠더화된 노동: 진해만 연안에서 홍합을 까는 손과 쭈그린 몸, 일상의 반복과 순환>
경남 마산의 어촌마을에서 4년간 참여관찰하며 홍합 가공노동을 하는 여성들의 반복노동과 몸의 변화를 기록한 학위논문입니다. 최희진 연구자는 "그 마을에 살면서 곰곰이 들여다봤을 때, 홍합 양식장에서 알을 까는 작업을 그 지역 여성분들이 오랫동안 해오고 계셨습니다. 그 어머니들의 이야기를 담고 들으면서 기록하는 작업을 했습니다"라고 밝혔습니다. 선정위원회는 ‘계류하는 노동’이라는 개념으로 일상을 유지하지만 쉽게 간과되는 노동을 포착·명명하고, 비가시적·주변화된 노동을 다시 바라보게 한 점을 높이 평가했습니다.


91913e4463f12.jpeg크보플(KBOFANS4PLANET)

<지속가능한 야구 응원을 위한 팬들의 목소리: 대짝이 프로젝트 리포트, 오야시스 프로젝트 리포트 >
전국 야구장을 돌며 다회용기·음수대 현황을 조사하고, 대나무 응원도구 '대짝이'를 직접 만들어 배포한 실천형 연구입니다. 선정위원회는 팬으로서 느낀 불편함을 개인적 불만에 머물게 하지 않고 야구장의 구조적 문제로 전환해, 모두가 쓰레기를 덜 만들며 야구를 즐길 방식을 모색한 점을 높이 평가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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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양시민과학센터 파란

<제주 해양보호구역 폐어구 조사보고서>
시민 다이버들이 제주 16개 해역을 직접 조사해, '보호구역'이라는 이름이 무색한 폐어구 실태를 기록하고 정책 제안까지 이어간 시민과학 보고서입니다. 연구를 진행한 활동가는 "해양보호구역이라는 정책이 있는데, 왜 보호가 되지 않을까라는 질문에서 시작했습니다. 동서남북 16개 공간의 물속과 연안을 다니며 조사했고, 적어도 보호구역만큼은 해양생물에 피해를 줄 수 있는 갯바위 낚시를 금지해야 한다는 결론에 이르렀습니다"라고 전했습니다. 선정위원회는 16개 해양보호구역 가운데 15곳의 폐어구 피해를 현장성과 과학으로 기록하고, 보호구역 내 불법투기 처벌 강화와 어구 전 주기 관리라는 개선안으로 연결한 점을 높이 평가했습니다.


다음 이야기
오는 10월 30일에는 사단법인 시민이 주최하는 현장지식 컨퍼런스가 예정되어 있습니다. 
(바로가기)

이번 시상식에서 다 전하지 못한 개별 수상작과 특별상 선정 기관 소개는 소셜임팩트뉴스 별도 기획 기사로 이어갈 예정입니다.


관련 기사: [현장] 시상식 대신 환담(歡談)으로…2026 현장지식×좋은연구, 열 두 곳 현장을 마주하다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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