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드 시민] #제1편 _ 임정근 이사장
올해 초 (사)시민 제6기 임원이 새로 구성되었습니다. 특히, 이번 해는 조직 재구조화를 위한 전환기라는 중차대한 시기에 놓여 있기도 합니다. 우리가 해야 할 본연의 역할을 상기하면서 또 새롭게 나아가야 할 방향은 무엇일지, 새롭게 함께 하시게 된 이사님들은 (사)시민을 어떤 마음으로 바라보고 계시는지 회원님들과 함께 나누고자 합니다. '인사이드 시민'은 시민의 사람(人사이드)을 소개하는 의미와 시민 속으로(inside) 좀 더 깊게 들어가보자는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 |
첫번째 인터뷰이는 제6기 이사장을 맡으신 임정근 교수(경희사이버대 NGO사회혁신학과 명예교수)입니다. (사)시민의 첫 마음을 잃지 않되 새롭게 마주하고 도전해야 하는 것들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어주셨습니다.
처음 (사)시민을 어떻게 아시게 되었나요?
서울시NPO지원센터(현, 서울시공익활동지원센터) 때문에 알게 되었어요. 당시 경희사이버대학교에서 보직을 맡고 있었는데, 협력기관을 찾다가 센터를 알게 되었어요. 이전에 참여연대, 한국인권재단 활동에도 참여한 적이 있었어요. 그런데 학교에서 NGO학과를 맡아보니 학교 내에서는 네트워킹이 많지 않더라고요. 그때 네트워킹을 시작하기 좋은 대표적인 기관이 NPO지원센터였던 걸로 기억해요. 센터가 생겨서 기쁜 마음에 학생들을 데리고 가서 견학도 시키고 그랬어요. 그러면서 센터를 운영하는 주체가 (사)시민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어요.
당시만 해도 이렇게 이사장 직을 맡으리라곤 상상도 못하셨을 것 같은데요. (하하) 이사장직을 처음 제안받으셨을 때의 첫 느낌은 어떠셨을까요?
(사)시민에 대해서는 잘 모르고, NPO지원센터만 알았던 상태이지만, 센터가 서울시 환경 변화로 인해 여러 변화가 생긴 것은 알고 있었죠. 당시에 제가 서울시 시민사회활성화위원회 위원장이었기 때문에 시민사회에 대한 서울시의 시정 방향에 대해 방관할 수가 없는 상황이었어요. (사)시민이 센터의 운영 주체였기 때문에 서울시 시정 환경변화로 인해 발생한 모든 문제들을 생각할 때, (사)시민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었죠(※참조. 서울시 시민활성화위원장도 사퇴…“위원회 무력화됐다”). 센터 운영 중단을 비롯하여 한꺼번에 충격적인 일들을 당하는 것을 보니 관심을 안 가질 수가 없었던 것 같아요. 시민사회활성화 조례를 만든 지도 얼마 안 되었고, 서울시NPO지원센터 말고도 각 지역 센터도 본격적으로 활동을 하고 있는 그런 단계에 있었는데, 성찰과 검토 없이 시민사회를 향해 ATM에서 돈을 빼서 마음대로 썼다는 식으로 얘기한 것은 무도한 일이었죠.
그런 상황에서 (사)시민은 어떤 역할을 좀 더 하면 좋았을까 하는 생각이나 고민이 그 당시에도 좀 있으셨을까요?
센터 위탁을 받은 운영 주체인데 좀 더 관심과 배려를 했었어야 되었다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제가 제3자이긴 하지만 그래도 시민사회활성화위원회 위원장으로서 소홀했던 게 아닌가 하는 생각도 했어요. NPO지원센터라는 시스템은 시민사회가 오랫동안 공들여서 만든 건데 서울시의 정책 환경 변화에 대해 반대하는 목소리가 생각보다 높지 않았다는 것을 느꼈어요. 시민사회 전체 입장에서 봤을 때는 굉장히 중대한 사안임에도 불구하고. 전혀 움직임이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사안에 비해서는 저항이나 반대의 움직임이 적었던 것 같아요. 그래서 왜 그럴까하는 고민을 안 할 수가 없었고, 그만큼 시민사회나 시민단체의 힘이 약해진 것일까 하는 생각을 할 수 밖에 없었어요. 그래서 굉장히 많은 문제의식을 가지게 되었어요. 제가 활동가는 아니지만 많은 좌절감을 느끼기도 했어요. 당시 시민사회활성화 위원장을 그만두었지만 임팩트도 크지는 않았어요. 시민사회 활성화라든가 역량강화라든가 하는 얘기를 많이 했는데 뭔가 부족한게 있었나보다 싶어요. (사)시민이 사단법인인데 재원이나 조직력이나 자생력 같은 것을 봤을 때, 크게 발전하지 못한 것 같기는 해요. 법인이라면 당연히 회원이 있어야 되고, 개인이 됐든 단체가 됐든 활성화 되지 못했기 때문에 정치적인 변화가 있을 때, 타격을 받을 수 밖에 없는 구조였던 것 같아요. 앞으로 우리가 반드시 고민해야 할 부분이라고 생각해요.
"더 넓은 관계망, 더 다양한 파트너십, 더 깊은 스킨십이 필요"
지금 (사)시민이 비전 체계도를 다시 정리하고 있는데요. (사)시민의 기존 역할이 분명히 있고, 앞으로 변화될 역할이 있을 건데, 말씀하신 것처럼 한계가 명확히 있기도 해요. 그래서 어떻게 달라지면 좋을지, 지금 비전 체계도를 고민하면서 어떤 것에 주안점을 두고 있는 지 회원님들에게 전해주신다면요?
사실 굉장히 많은 변화가 있다고 봐요. 시민사회, 시민사회 그러지만 시민사회 성격이나 관심사 내지는 이슈가 많은 변화를 보이고 있죠. 그런 측면에서 변화의 속성이라든가 변화의 성격이 뭔지를 아는 게 중요하다고 봐요. 그런데 변할 수 없는 보편적인 방향이라는 것은 여전히 시민과의 관계, 시민들의 지지와 지원은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그런 점에서 (사)시민은 시민과는 좀 거리감이 있었던 것 같아요. 태생이 중간지원조직을 운영하는 것이었고, 시민사회 법제도라든가 시민사회를 위한 구조적인 변화 개선에 초점을 맞추기는 하였지만, 그런 과정 속에서도 여전히 직접적이든 간접적이든 시민과의 스킨십과 네트워킹, 관계망 등이 필요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해요.
이사회에서 비전 체계도를 고민하고 있는 방향 중의 하나가 ‘공익활동 활성화를 위한 정책 플랫폼’으로 미션을 정리하고 있는 중(곧 공개 예정)인데, 시민과의 직접적이거나 간접적인 접촉면이 내용적으로는 없긴 한데요.
고민해야할 부분이라고 생각을 해요. 처음에 얘기한 것처럼 시민사회의 바탕이라든가 속성, 성격이 많이 변했기 때문에 우리도 방향이나 비전을 ‘공익활동’으로 설정을 한 거였잖아요. 제 또래나 처음 시민운동을 한 사람들에게는 큰 변화예요. 공익이라는 것이 굉장히 광범위하잖아요. (사)시민이 비록 ‘공익활동 활성화를 위한 정책 플랫폼’이라고 하더라도 정책, 제도 등 만을 하는 것이 아니라 그러기 위해서 결국 다양한 협업이 필요하고, 그러다보면 시민하고의 직간접적인 만남이라든가 관계망이 설정될 것이라고 생각해요. 즉, (사)시민은 전체적으로 그동안에 해왔던 역할에 더해서 단체와의 관계망과 협업을 통해서 공익에 해당하는 문제해결을 위해 더 많은 시민이라든가 시민단체와 접촉을 해야하지 않을까 싶어요.
비전 체계도를 재정리하면서 시민사회라는 용어가 갖는 편견과 한계로 인해 일종의 전략 상 공익활동이라 말을 채택했는데요. (사)시민이 이런 이유로 시민사회라는 용어 대신 공익활동이라는 말을 가져가는 것이 마치 기성 체제와의 타협으로 비춰지지는 않을 지에 대한 고민이 들더라고요. 말씀하신 것처럼 공익활동을 좀 더 유연하고, 확장된 개념으로 보면 이런 우려를 좀 덜해도 될까요?
고민은 계속 해야 되는 게 맞고요. 지금의 공익활동은 마치 말랑말랑한 활동만 공익활동으로 인식되는 경우가 있기도 하죠. 그런데 사실 공익활동이야말로 적극적이면서 사실은 치열한 분야라고 생각을 해요. 어마어마하게 넓은 분야이며, 공익이라는 의미는 공적인 것이기 때문에 공통된 이익이기도 하지만, 공적인 이익이라는 뜻도 있잖아요. 굉장히 무게가 있는 의미이죠. 공익은 공공성과 모든 사람에게 적용되는 것이면서 공정한 것까지를 포함하는 모든 것이라고 할 수 있을 때에는 사실 엄중한 것이라고 볼 수 있죠. 그리고 폭넓은 것이고요. 그래서 공익활동이라고 설정한 것이 어떤 타협적 지점은 아니라고 볼 수 있어요.
기존의 (사)시민이 갖는 강점을 토대로 좀 더 유연하고 확장된 공익 생태계를 만드는 역할을 의미하시는 것 같기도 하네요.
네, 그게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NPO지원센터가 그동안 해 놓은 일이 되게 많아요. 아쉬운 건 그런 결과들을 정리해서 우리가 활용할 수 있는 건 여전히 자원으로 활용해야 하지 않나 하는 거예요. 우리가 직접 나서서 어떤 이슈 별로 시민을 만나는 활동은 안 하지만, 시민사회가 그 사이에 어떤 활동들을 해서 지금의 세상을 만들었는지 그런 작업(※참조. 변화사례 아카이브)도 센터에서 했잖아요. 이런 내용들을 시민들의 피부에 와 닿게 전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고 생각해요. 지금 이 순간에도 각 분야별로 시민단체들이 이루어낸 성과들로 인해 시민들이 알게 모르게 많은 공익적 혜택을 입고 있거든요. 그런 것들을 시민들에게 많이 알리면 좋을 듯 해요. 요즘 소셜섹터라고 해서 젊은 층들이 그 영역으로 많이 들어오는데, 소셜섹터도 과거에 시민사회나 시민단체가 만들어 놓은 분명한 업적과 성과를 알고 활동을 하는 게 필요한 것 같아요. 이런 것들이 모두 (사)시민의 과제가 아닌가 싶기도 해요. 시민사회가 거두었던 성과와 과정, 성격이 무엇인지 알리는게 중요해요.
"지적 자산과 정책적 자산의 확산을 위한 공유가 중요"
그동안 서울시NPO지원센터 위탁운영을 하면서 센터의 성과가 (사)시민의 성과로 갈음되기도 했는데, 그래도 (사)시민 만의 강점은 무엇일까요?
시민사회 활성화 관련 제도 정책, 이런 것들에 대한 연구라든가 고민이 굉장히 심도가 깊다고 생각해요. 어떻게 보면 연구 기관이 아닐까 할 정도 수준이에요. 당연히 일반 대학들이 시민 정치와 시민사회에 대해서 관심을 가지고 했어야 될 일인데, (사)시민이 그런 역할을 해온 것 같아요. 더 의미가 있는 것은 실제 시민사회 현장을 놓고 연구한 거여서 축적된 지적 자산과 정책적 자산이 큰 것 같아요. 그런 평가들이 지금 어떻게 활용될 수 있을지 고민해야 될 거고, 우리만 공유하면 안 되고, 이것을 알기 쉽게 알리고 공유하는 것이 우리의 과제인 것 같아요.
(사)시민이 해왔던 시민사회에게 유의미한 연구물과 관련 생산물이 그래도 있는데 확산이 안 되어서 잘 모르는 경우가 많아요. 기획을 할 때, 확산에 대한 고려가 전제되어야 하는데, 확산을 위한 통로가 취약한 것이 현실이기도 해요.
그래서 네트워킹이 중요한 것 같아요. 네트워크를 유연하고 폭넓게 가져가야 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해요. 우리의 성격은 공익활동 활성화를 위한 정책 플랫폼 역할을 하는 것이지만 여러 분야 별로 정책적 활동을 연대할 필요가 있을 수도 있어요. 시민사회 전반에 대한 이론적, 정책적 성과나 지적 자산을 녹여내서 보편적인 지적 자산으로 만들어 내는 거죠. 만약, 활동가 교육을 어떻게 가져가야할지에 대한 고민을 한다면, 인권분야에 대입할 때와 기후변화 혹은 젠더분야에 대입할 때, 대입할 지점이 조금씩 달라지면 얘기할 부분이 많아지게 되는 거죠. 그런 과정을 통해 (사)시민이 연구하고 개발했던 그런 지적 자산에 대해서도 다시 성찰할 수 있는 과정이 올 수 있고, 그렇게 되면 서로 간에 시너지 효과가 날 수도 있죠. 그래서 네트워킹이 여전히 중요해요.
우리의 가치는 여전히 민주시민사회를 강화시키는 것이고, 거기에 공익의 공공성, 민주성 등을 기본가치로 가져가는 것이 우리에게 중요한 것 같아요. 이런 가치들을 뒤로 미루거나 심도 있게 생각하지 않는다거나 간과하지 않도록 하는 것도 (사)시민이 해야할 일인데, 지금까지 이런 것들을 총론적으로 해왔다면 앞으로는 각론으로 들어가서 다양한 영역과의 접점이 필요한 것 같아요. 제가 ESG에 관심이 많은데, ESG는 기후변화를 저지하고, 책임을 묻는 거잖아요. 가장 공익적인 문제예요. 공해와 공악을 제거하기 위한 첫 번째 발걸음이거든요. 지금 ESG 논의에서 망각하고 있는 것이 공익의 문제이거든요. 사업이나 경영의 문제 만이 아니거든요. (사)시민이 ESG나 기후변화와 직접적 관계는 없지만 공익적 차원에서 당연히 관심을 가져야 할 분야라고 볼 수 있어요. 그런 차원에서 우리가 얼마든지 여러 영역과의 파트너십을 기반으로 연대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시민단체끼리의 네트워킹 이외에도 공공기관, 기업과의 파트너십도 열어 놓고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해요. 다만, 앞서 말한 (사)시민의 기본가치가 기준으로 전제되어야 하겠지만요. 이를 위해 많은 토론이 필요하고, 우리가 공익활동을 전개하고 활성화시키기 위해서 필요한 가치가 무엇인지에 대해 끊임없는 토론을 해나가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러다보면 네트워킹이나 파트너십도 어떻게 가야할 지를 우리가 같이 고민하고 발전시킬 수 있을 것 같아요.
이를 위한 공론장도 더 많이 활성화되어야 겠네요.
그렇죠. 당연히 같이 토론하고 합의해 나갈 수 있는 기회를 많이 가지는 게 중요해요. 국회의원 뿐만 아니라 자치단체, 공공기관 등에게도 시민적 가치라든가 공공성을 담보하기 위해서 포럼, 세미나도 해보자고 제안을 하는 것이 필요하죠.
"(사)시민의 외연을 넓히기 위한 작더라도 꾸준한 공론장 운영 필요"
공적인 목소리를 낼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는 게 공론장의 핵심이고 그래서 여전히 공론장이 유효한 것인데, 작게라도 그런 자리를 꾸준히 만드는 것이 필요하겠네요. 그런데 (사)시민이 11년이 되었지만 여전히 대외적인 인지도는 낮은 편이고, 우리의 활동을 외부에 간명하게 설명하기가 어려울 때도 있는 것 같아요.
이슈 메이킹을 하지 않으면 알기 힘들긴 하죠. 서울시NPO지원센터의 보이지 않는 주체로 활동을 해왔는데, 이제는 좀 더 전면에 나서야 할 필요가 있는 것 같아요. 적극적인 파트너십과 네트워킹이 필요하고요. (사)시민이 외연을 넓힐 수 있도록 공동의 공론장을 꾸준히 만드는 것이 필요한 것 같아요. 예를 들면, 공공성을 망각한 ESG 문제해결을 위해 의원, 관련 기관, 단체, 평가회사 등등 직접적으로 관계된 곳들과의 공론장을 만들면서 이슈 메이킹을 할 필요도 있어요.
요즘 비영리조직 거버넌스에 대한 중요성이 많이 언급되고 있는데요. (사)시민도 기존의 거버넌스 운영 방식과는 다르게 획기적인 전환이 필요한 게 아닌가 하는 고민도 있어요. 이를 위해 서로의 R&R 확인이 중요하다는 이야기도 많고요. 그래서 ‘함께 활동하는 이사회’의 컨셉으로 이사님들께 함께 조직을 운영하는 마음으로 참여해주십사하고 요청을 드리고 있는데요. 하지만 이사님들께 재정 기여, 시간 기여, 일에 대한 기여 등을 요구하기에 조심스러운 마음도 있어요. 신임 이사장으로서 (사)시민의 거버넌스에 대해 어떤 고민을 하고 계시는지 궁금해요.
고민되는 주제이긴 해요. 2018년에 시민단체 리더들과 미국 연수 프로그램에 참여한 적이 있어요. 그 때 주제가 미국 NPO들의 운영 현황과 방향에 대한 내용이었어요. 그때도 NPO의 거버넌스에 대한 문제의식이 있었던 거죠. 거기도 어떤 단체는 상당히 자생적인 능력이 있는 단체도 있고, 소규모로 운영하는 어려운 단체도 있었어요. 중간지원조직도 방문을 했었는데요. 다 나름대로의 펀드레이징을 하고 있는데, 기관, 교회, 개인 등 다양한데 개인이 굉장히 많았어요. 그런데 우리는 그렇게 하기가 어렵잖아요. (사)시민이 자생력을 가질 정도로 같은 시민단체나 회원들의 회비를 통해 운영될 수 있는 재정적 자원을 가지기에도 지금 상황으로서는 쉽지는 않죠. 다른 방향의 설정이 필요한 거죠. 예를 들면, 좀 더 회원 멤버십을 확대한다거나, 네트워킹과 파트너십을 통해 사업지원을 받는다거나, 공공기관과의 협력사업에 참여하는 등 자원의 경로를 다변화해야할 것 같아요. 물론 많은 어려움과 시행착오가 있겠지만요. 그동안 해왔던 방법들이 가장 (사)시민의 성격에 맞는 재정확보 방안이긴 했지만 좀 더 파트너십을 확대할 필요가 있을 것 같아요. 이를 위해 이사님들을 포함하여 회원님들의 관심과 참여가 필요해요. 훌륭하신 이사님들이 오셨기 때문에 부탁드리면 참여해주실 것이라고 생각해요. 그런 면에서 R&R을 명확하게 하는 건 당연히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사실 (사)시민이 달라져야 할 지점은 그 전에는 위탁업무가 주였잖아요. 자체 활동은 상대적으로 소극적으로 활동할 수 밖에 없다고 볼 수 있어요. 그런데 이제는 정말 살아나가야 되잖아요. 안 그러면 문을 닫아야 하죠. 조직이 있다는 것은 자기 역할 분담이 되어야 한다는 걸 말하잖아요. 이사님들께서 기본적인 책무만 하실 수도 있지만 분야별로 일을 맡아 주시면 좋겠고, 재정 관련 이사님들도 저와 같이 함께 같이 다니면서 협업하고, 펀드레이징 할 기관들과 계속 이야기를 해야지 이 조직이 살아날 수 있다고 생각해요. 그리고 고문, 우리 조직을 위해 자원봉사 해 주실 분들을 여러 영역에서 모시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요. 이사장을 맡게 되면서 만난 분들 중에서 우리 조직에 관심있는 분들도 계세요. (사)시민을 통해 시민사회가 바라보고 있는 이슈들이 전개가 되기를 바라보는 분들이 계세요. 그 사이에 이런 이슈들이 너무 없어진 거예요. 여전히 시민적 이슈를 얘기할 수 있는 공간에 함께 참여하고 싶다는 분들이 꽤 많은 거예요.
마침 한국ESG학회 부회장을 맡고 계시기도 한데요. 인터뷰 중에도 여러번 ESG를 언급하셨는데, ESG 경영방식이 도입되면서 기업과 시민사회와의 협력의 중요성도 많이 강조되고 있지만 동상이몽이기도 하잖아요. 이상적인 협력의 상은 무엇일까요?
사실 마음적으로는 내적 갈등이 있기도 해요. ESG 경영이 붐이고, 세계적인 흐름이다보니 이것을 새로운 기회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아요. ESG는 굉장히 암울한 상황이기 때문에 생긴 것인데, 새로운 흐름에 너무 즐거워 하는 것 같아요. 다만, ESG의 근본적인 한계에 대해서 시민사회는 대체적으로 비관적으로 보죠. 일종의 그린워싱으로 보고 외면해버리기도 하죠. 그런데 이건 심각한 방관적인 자세이기도 해요. ESG라는 모든 요소들은 전부 시민사회 이슈이기도 해요. 자본시장이나 경영의 현장에서 조금이라도 좋은 방향으로 틀 수 있도록 시민사회가 노력을 안 한다는 것은 방관이라고 생각해요. 다만, 면죄부를 부여한다거나 환경문제의 근본을 망각한다고 하는 것은 문제가 되지만, ESG 때문에 망각하지 않게 하기 위해서라도 시민사회가 그 문제를 택해야 된다고 보는 거죠. ESG가 어떻게 흘러가고 효능감 있게 끌고 가게 하는 것도 시민사회가 해야할 일인거죠. 그런 측면에서 (사)시민이 외면할 수 없는 이슈 중에 하나라고 생각해요. 왜 (사)시민의 이슈라고 생각하냐면 ESG가 환경, 사회, 거버넌스의 약자인데, ESG에 관심있는 사람들은 대부분 자기 영역 내에서만 보고 있어요. 예를 들면, 환경은 환경만 보고. 노동하는 사람은 S에서 노동만 본다든가. ESG 전체가 유기적 관계를 갖고 있고, 완전히 시민과 생태에 관련된 문제잖아요. 이런 문제를 통합적으로 다루는 시각이라든가 관점을 정확히 가지고 있는 조직이나 전문가가 드물다고 생각해요. 그런 차원에서 (사)시민이 시민사회 정책 플랫폼 역할을 고민한다면 ESG 자체를 개혁하려고 하는 곳들과도 협업 할 수 있지 않을까 해요. 그리고 ESG 뿐만 아니라 기업에 관련된 새로운 가치, 거버넌스를 만들어내고자 하는 국제기구들도 있는데, 그런 곳들과도 새로운 연대를 모색해 볼 수도 있고요.
"영역의 경계를 넘어서는 파트너십 발굴 필요"
말씀하신 부분들이 다 필요한 부분이 맞는데 현실적으로 조직 내 자원의 한계로 인해 취사 선택과 우선 순위를 선택할 수 밖에 없을 텐데요. 말씀하신 것 중 (사)시민이 가장 우선적으로 집중했으면 좋겠다 싶은 사업은 무엇일까요?
현실적으로 우리를 도와서 함께 하실 분들을 더 모시는 것이 이사장으로서 가장 시급한 일이고요. 그러기 위해서는 거버넌스 운영에 대한 합의를 보는 것이 중요하고요. 그 다음에는 천 리 길도 한 걸음부터라고 (사)시민이 맨 처음에 해왔던 일들의 연장선 상에서 하는 일들이 가장 기본적으로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또, 지방자치단체라든가 의원들과도 협력할 수 있으면 광범위하게 물적, 제도적 지원을 받는 일들을 해야 할 것 같고요. 또 하나는 파트너십 개발과 펀드레이징에 집중하는 것이예요. 예를 들면, (사)시민이 리빙랩 같은 사업을 하면 안 될까요? 연구만 하는 게 아니라 일종의 리빙랩 활동과 교육을 하면서 재원확보를 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들어요. 사회적 기업과 같은 곳과도 공통된 이슈를 가지고 이야기할 요소가 많을 것 같아요.
지금까지 말씀하신 것 중 관통하는 공통점은 영역의 넘나듦을 통한 네트워킹의 중요성을 일관되게 말씀해주신 것 같아요. 이를 위해 앞으로 저희가 채워넣어야 할 부분은 무엇으로 네트워킹할 것인가가 남은 과제이자, 발굴해야 할 이슈일 것 같고요.
시민사회 전체를 어떻게 활성화시키고, 거기에 대한 제도는 어떻게 되어야 되고, 역량 강화를 위해서는 뭐가 있어야 된다, 이런 얘기도 했잖아요. 이거를 구체적으로 구체화시킨다고 생각한다고 한다면 제가 말씀드린 부분들을 생각하지 않을 수가 없어요. 그러니까 로비 단체가 된다든가 정책에 참여하는 단체가 되어서 그걸 하는 건 당연히 해야 될 일이지만, 연구라든가 프로젝트로 흘러가는 경우 경향이 많은 거예요. 그래서 나중에 좀 더 거기에 관심이 많은 정권이라든가 자치단체장이 들어오게 되면 거기랑 어떻게 연대해서 바꿔나가긴 하겠지만, 그렇게 하려면 그렇게 할 수 있는 힘이 있어야 돼요. 그 힘이라고 한다는 거는 다시 말해서 우리 법인이 가지고 있는 자원과 법인이 가지고 있는 하나의 사회적 인지도다, 그럼 사회적 인지도라고 하는 것은 우리가 시민에 대한 정책이라고 하는 큰 틀에서의 이미지 플러스 각론에 언제든지 나서고 있는 (사)시민이 되어야 한다는 거예요. 우리가 환경 전문단체나 인권 전문단체, 젠더 전문단체가 아니지만 시민들의 중요한 시민적 이슈를 총괄하는 데에는 (사)시민의 얼굴이 항상 보여야한다는 거죠.
(사)시민을 내가 너무 모르기 때문에 이런 얘기를 할 수 있는 거예요. 그동안 (사)시민의 흐름을 보면 내가 얘기하는 쪽은 아니었던 거예요. 말하자면 사단법인 시민 정책연구원 같은 느낌이기도 했고요. 최근 몇 년 간 연구사업을 많이 해서 더 그런 것 같기도 하고요. 서울시NPO지원센터 같은 경우에는 활동가 육성부터 시작해서 여러 가지 프로그램들을 진행하면서 굉장히 많은 실험을 했단 말이에요. 웹사이트에도 정보가 너무너무 많잖아요. 너무 아까운 것 같아요. 지금도 관심있는 정보를 검색하면 다 센터로 간다고요.
센터를 운영하면서 생산해낸 콘텐츠 중에서 어떤 영역을 (사)시민이 이양받아서 우리 만의 방식으로 재가공하여 좀 더 확산시킬 수 있을지 고민을 해봐야 할 것 같아요. (사)시민이 정책 플랫폼 답게 운영하려면 현재 홈페이지 개선도 시급하고요.
맞아요. 그런 쪽에 특화하고, 도와줄 수 있는 분들도 조직하고 발굴해야 하고요. 또 하나는 다양한 사람들이 여기에서 이야기 할 수 있는 마당으로서의 공론장 역할이 중요해요. 플랫폼이니까 더욱 더.
"우리의 모아진 뜻이 (사)시민을 한 걸음 더 나아가게 할 터..."
조직의 전환기 속에서 지금 제6기 임원진들의 역할이 너무나 소중하고 기대되는데요. 끝으로 이사님들께 전하고 싶으신 말씀이 있으실까요?
우리가 뜻이 없었으면 이렇게 어려운 상황 속에서 이런 일들을 맡아주시지 않았을 거예요. 맡아주셨다는 것은 이미 (사)시민을 통해서 큰 일을 해주실 그런 의지가 강하신 분들이라고 믿고 있기 때문에 제가 무조건 찾아 뵙고 같이 할 일을 찾아서 하려고 합니다. 이사님들의 역량이나 업적을 봤을 때, 우리가 충분히 함께 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다만, 진짜로 하냐가 중요한 거거든요. 저는 그런 분들이라고 확신하기 때문에 도움을 청할 거고, 여러 가지 문제들을 해결하고 발전시킬 수 있다고 생각해요. 추가로 이사님들께서 (사)시민의 좋은 파트너들을 계속 모시고 오면 좋겠어요. 우리가 크고 작은 것을 가리지 않고, 정직하게 좋은 길로 나갈 수만 있다면 모두 포용할 자세가 있다고 봐요.
그렇다면 사무처에게는 어떤 관점으로 (사)시민의 활동을 끌고 가면 좋을지 전하고 싶으신 당부의 말씀이 있으실까요?
너무 고생이 많아서 죄송한 마음 뿐이고요. 충분히 잘 할 수 있게 해드리는 게 저의 소임이라고 생각을 하는데, 다른 이사님들과 꼭 그렇게 만들어 드리려고 노력을 할 거예요. (사)시민이 지금까지 해온 것들을 절대로 잊어서는 안 되고, 거기에서 있었던 성과와 자원들을 반드시 활용을 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리고 열린 자세로 좀 더 많은 시민과 함께 갈 수 있는 길을 모색해야 할 거고요. 그러기 위해서는 회원 확대와 더불어 회원들과 함께 더 많은 아이디어를 다양하게 받고 나누면 좋을 것 같아요.
<끝>
약 1시간 30분 간의 대화 속에서 이사장님께서 그동안 이사회 자리에서 언급하셨던 맥락과 강조점을 다시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조직의 환경 변화 속에서 막중한 책임을 맡으시게 되어서 부담감도 크실텐데, (사)시민이 시민사회 내에서 길을 잃지 않고 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잘 이끌어 주실 것으로 믿습니다. ♥
📢 인터뷰어 : 사무처 김유리&김승순 활동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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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드 시민] #제1편 _ 임정근 이사장
처음 (사)시민을 어떻게 아시게 되었나요?
서울시NPO지원센터(현, 서울시공익활동지원센터) 때문에 알게 되었어요. 당시 경희사이버대학교에서 보직을 맡고 있었는데, 협력기관을 찾다가 센터를 알게 되었어요. 이전에 참여연대, 한국인권재단 활동에도 참여한 적이 있었어요. 그런데 학교에서 NGO학과를 맡아보니 학교 내에서는 네트워킹이 많지 않더라고요. 그때 네트워킹을 시작하기 좋은 대표적인 기관이 NPO지원센터였던 걸로 기억해요. 센터가 생겨서 기쁜 마음에 학생들을 데리고 가서 견학도 시키고 그랬어요. 그러면서 센터를 운영하는 주체가 (사)시민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어요.
당시만 해도 이렇게 이사장 직을 맡으리라곤 상상도 못하셨을 것 같은데요. (하하) 이사장직을 처음 제안받으셨을 때의 첫 느낌은 어떠셨을까요?
(사)시민에 대해서는 잘 모르고, NPO지원센터만 알았던 상태이지만, 센터가 서울시 환경 변화로 인해 여러 변화가 생긴 것은 알고 있었죠. 당시에 제가 서울시 시민사회활성화위원회 위원장이었기 때문에 시민사회에 대한 서울시의 시정 방향에 대해 방관할 수가 없는 상황이었어요. (사)시민이 센터의 운영 주체였기 때문에 서울시 시정 환경변화로 인해 발생한 모든 문제들을 생각할 때, (사)시민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었죠(※참조. 서울시 시민활성화위원장도 사퇴…“위원회 무력화됐다”). 센터 운영 중단을 비롯하여 한꺼번에 충격적인 일들을 당하는 것을 보니 관심을 안 가질 수가 없었던 것 같아요. 시민사회활성화 조례를 만든 지도 얼마 안 되었고, 서울시NPO지원센터 말고도 각 지역 센터도 본격적으로 활동을 하고 있는 그런 단계에 있었는데, 성찰과 검토 없이 시민사회를 향해 ATM에서 돈을 빼서 마음대로 썼다는 식으로 얘기한 것은 무도한 일이었죠.
그런 상황에서 (사)시민은 어떤 역할을 좀 더 하면 좋았을까 하는 생각이나 고민이 그 당시에도 좀 있으셨을까요?
센터 위탁을 받은 운영 주체인데 좀 더 관심과 배려를 했었어야 되었다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제가 제3자이긴 하지만 그래도 시민사회활성화위원회 위원장으로서 소홀했던 게 아닌가 하는 생각도 했어요. NPO지원센터라는 시스템은 시민사회가 오랫동안 공들여서 만든 건데 서울시의 정책 환경 변화에 대해 반대하는 목소리가 생각보다 높지 않았다는 것을 느꼈어요. 시민사회 전체 입장에서 봤을 때는 굉장히 중대한 사안임에도 불구하고. 전혀 움직임이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사안에 비해서는 저항이나 반대의 움직임이 적었던 것 같아요. 그래서 왜 그럴까하는 고민을 안 할 수가 없었고, 그만큼 시민사회나 시민단체의 힘이 약해진 것일까 하는 생각을 할 수 밖에 없었어요. 그래서 굉장히 많은 문제의식을 가지게 되었어요. 제가 활동가는 아니지만 많은 좌절감을 느끼기도 했어요. 당시 시민사회활성화 위원장을 그만두었지만 임팩트도 크지는 않았어요. 시민사회 활성화라든가 역량강화라든가 하는 얘기를 많이 했는데 뭔가 부족한게 있었나보다 싶어요. (사)시민이 사단법인인데 재원이나 조직력이나 자생력 같은 것을 봤을 때, 크게 발전하지 못한 것 같기는 해요. 법인이라면 당연히 회원이 있어야 되고, 개인이 됐든 단체가 됐든 활성화 되지 못했기 때문에 정치적인 변화가 있을 때, 타격을 받을 수 밖에 없는 구조였던 것 같아요. 앞으로 우리가 반드시 고민해야 할 부분이라고 생각해요.
"더 넓은 관계망, 더 다양한 파트너십, 더 깊은 스킨십이 필요"
지금 (사)시민이 비전 체계도를 다시 정리하고 있는데요. (사)시민의 기존 역할이 분명히 있고, 앞으로 변화될 역할이 있을 건데, 말씀하신 것처럼 한계가 명확히 있기도 해요. 그래서 어떻게 달라지면 좋을지, 지금 비전 체계도를 고민하면서 어떤 것에 주안점을 두고 있는 지 회원님들에게 전해주신다면요?
사실 굉장히 많은 변화가 있다고 봐요. 시민사회, 시민사회 그러지만 시민사회 성격이나 관심사 내지는 이슈가 많은 변화를 보이고 있죠. 그런 측면에서 변화의 속성이라든가 변화의 성격이 뭔지를 아는 게 중요하다고 봐요. 그런데 변할 수 없는 보편적인 방향이라는 것은 여전히 시민과의 관계, 시민들의 지지와 지원은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그런 점에서 (사)시민은 시민과는 좀 거리감이 있었던 것 같아요. 태생이 중간지원조직을 운영하는 것이었고, 시민사회 법제도라든가 시민사회를 위한 구조적인 변화 개선에 초점을 맞추기는 하였지만, 그런 과정 속에서도 여전히 직접적이든 간접적이든 시민과의 스킨십과 네트워킹, 관계망 등이 필요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해요.
이사회에서 비전 체계도를 고민하고 있는 방향 중의 하나가 ‘공익활동 활성화를 위한 정책 플랫폼’으로 미션을 정리하고 있는 중(곧 공개 예정)인데, 시민과의 직접적이거나 간접적인 접촉면이 내용적으로는 없긴 한데요.
고민해야할 부분이라고 생각을 해요. 처음에 얘기한 것처럼 시민사회의 바탕이라든가 속성, 성격이 많이 변했기 때문에 우리도 방향이나 비전을 ‘공익활동’으로 설정을 한 거였잖아요. 제 또래나 처음 시민운동을 한 사람들에게는 큰 변화예요. 공익이라는 것이 굉장히 광범위하잖아요. (사)시민이 비록 ‘공익활동 활성화를 위한 정책 플랫폼’이라고 하더라도 정책, 제도 등 만을 하는 것이 아니라 그러기 위해서 결국 다양한 협업이 필요하고, 그러다보면 시민하고의 직간접적인 만남이라든가 관계망이 설정될 것이라고 생각해요. 즉, (사)시민은 전체적으로 그동안에 해왔던 역할에 더해서 단체와의 관계망과 협업을 통해서 공익에 해당하는 문제해결을 위해 더 많은 시민이라든가 시민단체와 접촉을 해야하지 않을까 싶어요.
비전 체계도를 재정리하면서 시민사회라는 용어가 갖는 편견과 한계로 인해 일종의 전략 상 공익활동이라 말을 채택했는데요. (사)시민이 이런 이유로 시민사회라는 용어 대신 공익활동이라는 말을 가져가는 것이 마치 기성 체제와의 타협으로 비춰지지는 않을 지에 대한 고민이 들더라고요. 말씀하신 것처럼 공익활동을 좀 더 유연하고, 확장된 개념으로 보면 이런 우려를 좀 덜해도 될까요?
고민은 계속 해야 되는 게 맞고요. 지금의 공익활동은 마치 말랑말랑한 활동만 공익활동으로 인식되는 경우가 있기도 하죠. 그런데 사실 공익활동이야말로 적극적이면서 사실은 치열한 분야라고 생각을 해요. 어마어마하게 넓은 분야이며, 공익이라는 의미는 공적인 것이기 때문에 공통된 이익이기도 하지만, 공적인 이익이라는 뜻도 있잖아요. 굉장히 무게가 있는 의미이죠. 공익은 공공성과 모든 사람에게 적용되는 것이면서 공정한 것까지를 포함하는 모든 것이라고 할 수 있을 때에는 사실 엄중한 것이라고 볼 수 있죠. 그리고 폭넓은 것이고요. 그래서 공익활동이라고 설정한 것이 어떤 타협적 지점은 아니라고 볼 수 있어요.
기존의 (사)시민이 갖는 강점을 토대로 좀 더 유연하고 확장된 공익 생태계를 만드는 역할을 의미하시는 것 같기도 하네요.
네, 그게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NPO지원센터가 그동안 해 놓은 일이 되게 많아요. 아쉬운 건 그런 결과들을 정리해서 우리가 활용할 수 있는 건 여전히 자원으로 활용해야 하지 않나 하는 거예요. 우리가 직접 나서서 어떤 이슈 별로 시민을 만나는 활동은 안 하지만, 시민사회가 그 사이에 어떤 활동들을 해서 지금의 세상을 만들었는지 그런 작업(※참조. 변화사례 아카이브)도 센터에서 했잖아요. 이런 내용들을 시민들의 피부에 와 닿게 전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고 생각해요. 지금 이 순간에도 각 분야별로 시민단체들이 이루어낸 성과들로 인해 시민들이 알게 모르게 많은 공익적 혜택을 입고 있거든요. 그런 것들을 시민들에게 많이 알리면 좋을 듯 해요. 요즘 소셜섹터라고 해서 젊은 층들이 그 영역으로 많이 들어오는데, 소셜섹터도 과거에 시민사회나 시민단체가 만들어 놓은 분명한 업적과 성과를 알고 활동을 하는 게 필요한 것 같아요. 이런 것들이 모두 (사)시민의 과제가 아닌가 싶기도 해요. 시민사회가 거두었던 성과와 과정, 성격이 무엇인지 알리는게 중요해요.
"지적 자산과 정책적 자산의 확산을 위한 공유가 중요"
그동안 서울시NPO지원센터 위탁운영을 하면서 센터의 성과가 (사)시민의 성과로 갈음되기도 했는데, 그래도 (사)시민 만의 강점은 무엇일까요?
시민사회 활성화 관련 제도 정책, 이런 것들에 대한 연구라든가 고민이 굉장히 심도가 깊다고 생각해요. 어떻게 보면 연구 기관이 아닐까 할 정도 수준이에요. 당연히 일반 대학들이 시민 정치와 시민사회에 대해서 관심을 가지고 했어야 될 일인데, (사)시민이 그런 역할을 해온 것 같아요. 더 의미가 있는 것은 실제 시민사회 현장을 놓고 연구한 거여서 축적된 지적 자산과 정책적 자산이 큰 것 같아요. 그런 평가들이 지금 어떻게 활용될 수 있을지 고민해야 될 거고, 우리만 공유하면 안 되고, 이것을 알기 쉽게 알리고 공유하는 것이 우리의 과제인 것 같아요.
(사)시민이 해왔던 시민사회에게 유의미한 연구물과 관련 생산물이 그래도 있는데 확산이 안 되어서 잘 모르는 경우가 많아요. 기획을 할 때, 확산에 대한 고려가 전제되어야 하는데, 확산을 위한 통로가 취약한 것이 현실이기도 해요.
그래서 네트워킹이 중요한 것 같아요. 네트워크를 유연하고 폭넓게 가져가야 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해요. 우리의 성격은 공익활동 활성화를 위한 정책 플랫폼 역할을 하는 것이지만 여러 분야 별로 정책적 활동을 연대할 필요가 있을 수도 있어요. 시민사회 전반에 대한 이론적, 정책적 성과나 지적 자산을 녹여내서 보편적인 지적 자산으로 만들어 내는 거죠. 만약, 활동가 교육을 어떻게 가져가야할지에 대한 고민을 한다면, 인권분야에 대입할 때와 기후변화 혹은 젠더분야에 대입할 때, 대입할 지점이 조금씩 달라지면 얘기할 부분이 많아지게 되는 거죠. 그런 과정을 통해 (사)시민이 연구하고 개발했던 그런 지적 자산에 대해서도 다시 성찰할 수 있는 과정이 올 수 있고, 그렇게 되면 서로 간에 시너지 효과가 날 수도 있죠. 그래서 네트워킹이 여전히 중요해요.
우리의 가치는 여전히 민주시민사회를 강화시키는 것이고, 거기에 공익의 공공성, 민주성 등을 기본가치로 가져가는 것이 우리에게 중요한 것 같아요. 이런 가치들을 뒤로 미루거나 심도 있게 생각하지 않는다거나 간과하지 않도록 하는 것도 (사)시민이 해야할 일인데, 지금까지 이런 것들을 총론적으로 해왔다면 앞으로는 각론으로 들어가서 다양한 영역과의 접점이 필요한 것 같아요. 제가 ESG에 관심이 많은데, ESG는 기후변화를 저지하고, 책임을 묻는 거잖아요. 가장 공익적인 문제예요. 공해와 공악을 제거하기 위한 첫 번째 발걸음이거든요. 지금 ESG 논의에서 망각하고 있는 것이 공익의 문제이거든요. 사업이나 경영의 문제 만이 아니거든요. (사)시민이 ESG나 기후변화와 직접적 관계는 없지만 공익적 차원에서 당연히 관심을 가져야 할 분야라고 볼 수 있어요. 그런 차원에서 우리가 얼마든지 여러 영역과의 파트너십을 기반으로 연대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시민단체끼리의 네트워킹 이외에도 공공기관, 기업과의 파트너십도 열어 놓고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해요. 다만, 앞서 말한 (사)시민의 기본가치가 기준으로 전제되어야 하겠지만요. 이를 위해 많은 토론이 필요하고, 우리가 공익활동을 전개하고 활성화시키기 위해서 필요한 가치가 무엇인지에 대해 끊임없는 토론을 해나가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러다보면 네트워킹이나 파트너십도 어떻게 가야할 지를 우리가 같이 고민하고 발전시킬 수 있을 것 같아요.
이를 위한 공론장도 더 많이 활성화되어야 겠네요.
그렇죠. 당연히 같이 토론하고 합의해 나갈 수 있는 기회를 많이 가지는 게 중요해요. 국회의원 뿐만 아니라 자치단체, 공공기관 등에게도 시민적 가치라든가 공공성을 담보하기 위해서 포럼, 세미나도 해보자고 제안을 하는 것이 필요하죠.
"(사)시민의 외연을 넓히기 위한 작더라도 꾸준한 공론장 운영 필요"
공적인 목소리를 낼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는 게 공론장의 핵심이고 그래서 여전히 공론장이 유효한 것인데, 작게라도 그런 자리를 꾸준히 만드는 것이 필요하겠네요. 그런데 (사)시민이 11년이 되었지만 여전히 대외적인 인지도는 낮은 편이고, 우리의 활동을 외부에 간명하게 설명하기가 어려울 때도 있는 것 같아요.
이슈 메이킹을 하지 않으면 알기 힘들긴 하죠. 서울시NPO지원센터의 보이지 않는 주체로 활동을 해왔는데, 이제는 좀 더 전면에 나서야 할 필요가 있는 것 같아요. 적극적인 파트너십과 네트워킹이 필요하고요. (사)시민이 외연을 넓힐 수 있도록 공동의 공론장을 꾸준히 만드는 것이 필요한 것 같아요. 예를 들면, 공공성을 망각한 ESG 문제해결을 위해 의원, 관련 기관, 단체, 평가회사 등등 직접적으로 관계된 곳들과의 공론장을 만들면서 이슈 메이킹을 할 필요도 있어요.
요즘 비영리조직 거버넌스에 대한 중요성이 많이 언급되고 있는데요. (사)시민도 기존의 거버넌스 운영 방식과는 다르게 획기적인 전환이 필요한 게 아닌가 하는 고민도 있어요. 이를 위해 서로의 R&R 확인이 중요하다는 이야기도 많고요. 그래서 ‘함께 활동하는 이사회’의 컨셉으로 이사님들께 함께 조직을 운영하는 마음으로 참여해주십사하고 요청을 드리고 있는데요. 하지만 이사님들께 재정 기여, 시간 기여, 일에 대한 기여 등을 요구하기에 조심스러운 마음도 있어요. 신임 이사장으로서 (사)시민의 거버넌스에 대해 어떤 고민을 하고 계시는지 궁금해요.
고민되는 주제이긴 해요. 2018년에 시민단체 리더들과 미국 연수 프로그램에 참여한 적이 있어요. 그 때 주제가 미국 NPO들의 운영 현황과 방향에 대한 내용이었어요. 그때도 NPO의 거버넌스에 대한 문제의식이 있었던 거죠. 거기도 어떤 단체는 상당히 자생적인 능력이 있는 단체도 있고, 소규모로 운영하는 어려운 단체도 있었어요. 중간지원조직도 방문을 했었는데요. 다 나름대로의 펀드레이징을 하고 있는데, 기관, 교회, 개인 등 다양한데 개인이 굉장히 많았어요. 그런데 우리는 그렇게 하기가 어렵잖아요. (사)시민이 자생력을 가질 정도로 같은 시민단체나 회원들의 회비를 통해 운영될 수 있는 재정적 자원을 가지기에도 지금 상황으로서는 쉽지는 않죠. 다른 방향의 설정이 필요한 거죠. 예를 들면, 좀 더 회원 멤버십을 확대한다거나, 네트워킹과 파트너십을 통해 사업지원을 받는다거나, 공공기관과의 협력사업에 참여하는 등 자원의 경로를 다변화해야할 것 같아요. 물론 많은 어려움과 시행착오가 있겠지만요. 그동안 해왔던 방법들이 가장 (사)시민의 성격에 맞는 재정확보 방안이긴 했지만 좀 더 파트너십을 확대할 필요가 있을 것 같아요. 이를 위해 이사님들을 포함하여 회원님들의 관심과 참여가 필요해요. 훌륭하신 이사님들이 오셨기 때문에 부탁드리면 참여해주실 것이라고 생각해요. 그런 면에서 R&R을 명확하게 하는 건 당연히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사실 (사)시민이 달라져야 할 지점은 그 전에는 위탁업무가 주였잖아요. 자체 활동은 상대적으로 소극적으로 활동할 수 밖에 없다고 볼 수 있어요. 그런데 이제는 정말 살아나가야 되잖아요. 안 그러면 문을 닫아야 하죠. 조직이 있다는 것은 자기 역할 분담이 되어야 한다는 걸 말하잖아요. 이사님들께서 기본적인 책무만 하실 수도 있지만 분야별로 일을 맡아 주시면 좋겠고, 재정 관련 이사님들도 저와 같이 함께 같이 다니면서 협업하고, 펀드레이징 할 기관들과 계속 이야기를 해야지 이 조직이 살아날 수 있다고 생각해요. 그리고 고문, 우리 조직을 위해 자원봉사 해 주실 분들을 여러 영역에서 모시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요. 이사장을 맡게 되면서 만난 분들 중에서 우리 조직에 관심있는 분들도 계세요. (사)시민을 통해 시민사회가 바라보고 있는 이슈들이 전개가 되기를 바라보는 분들이 계세요. 그 사이에 이런 이슈들이 너무 없어진 거예요. 여전히 시민적 이슈를 얘기할 수 있는 공간에 함께 참여하고 싶다는 분들이 꽤 많은 거예요.
마침 한국ESG학회 부회장을 맡고 계시기도 한데요. 인터뷰 중에도 여러번 ESG를 언급하셨는데, ESG 경영방식이 도입되면서 기업과 시민사회와의 협력의 중요성도 많이 강조되고 있지만 동상이몽이기도 하잖아요. 이상적인 협력의 상은 무엇일까요?
사실 마음적으로는 내적 갈등이 있기도 해요. ESG 경영이 붐이고, 세계적인 흐름이다보니 이것을 새로운 기회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아요. ESG는 굉장히 암울한 상황이기 때문에 생긴 것인데, 새로운 흐름에 너무 즐거워 하는 것 같아요. 다만, ESG의 근본적인 한계에 대해서 시민사회는 대체적으로 비관적으로 보죠. 일종의 그린워싱으로 보고 외면해버리기도 하죠. 그런데 이건 심각한 방관적인 자세이기도 해요. ESG라는 모든 요소들은 전부 시민사회 이슈이기도 해요. 자본시장이나 경영의 현장에서 조금이라도 좋은 방향으로 틀 수 있도록 시민사회가 노력을 안 한다는 것은 방관이라고 생각해요. 다만, 면죄부를 부여한다거나 환경문제의 근본을 망각한다고 하는 것은 문제가 되지만, ESG 때문에 망각하지 않게 하기 위해서라도 시민사회가 그 문제를 택해야 된다고 보는 거죠. ESG가 어떻게 흘러가고 효능감 있게 끌고 가게 하는 것도 시민사회가 해야할 일인거죠. 그런 측면에서 (사)시민이 외면할 수 없는 이슈 중에 하나라고 생각해요. 왜 (사)시민의 이슈라고 생각하냐면 ESG가 환경, 사회, 거버넌스의 약자인데, ESG에 관심있는 사람들은 대부분 자기 영역 내에서만 보고 있어요. 예를 들면, 환경은 환경만 보고. 노동하는 사람은 S에서 노동만 본다든가. ESG 전체가 유기적 관계를 갖고 있고, 완전히 시민과 생태에 관련된 문제잖아요. 이런 문제를 통합적으로 다루는 시각이라든가 관점을 정확히 가지고 있는 조직이나 전문가가 드물다고 생각해요. 그런 차원에서 (사)시민이 시민사회 정책 플랫폼 역할을 고민한다면 ESG 자체를 개혁하려고 하는 곳들과도 협업 할 수 있지 않을까 해요. 그리고 ESG 뿐만 아니라 기업에 관련된 새로운 가치, 거버넌스를 만들어내고자 하는 국제기구들도 있는데, 그런 곳들과도 새로운 연대를 모색해 볼 수도 있고요.
"영역의 경계를 넘어서는 파트너십 발굴 필요"
말씀하신 부분들이 다 필요한 부분이 맞는데 현실적으로 조직 내 자원의 한계로 인해 취사 선택과 우선 순위를 선택할 수 밖에 없을 텐데요. 말씀하신 것 중 (사)시민이 가장 우선적으로 집중했으면 좋겠다 싶은 사업은 무엇일까요?
현실적으로 우리를 도와서 함께 하실 분들을 더 모시는 것이 이사장으로서 가장 시급한 일이고요. 그러기 위해서는 거버넌스 운영에 대한 합의를 보는 것이 중요하고요. 그 다음에는 천 리 길도 한 걸음부터라고 (사)시민이 맨 처음에 해왔던 일들의 연장선 상에서 하는 일들이 가장 기본적으로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또, 지방자치단체라든가 의원들과도 협력할 수 있으면 광범위하게 물적, 제도적 지원을 받는 일들을 해야 할 것 같고요. 또 하나는 파트너십 개발과 펀드레이징에 집중하는 것이예요. 예를 들면, (사)시민이 리빙랩 같은 사업을 하면 안 될까요? 연구만 하는 게 아니라 일종의 리빙랩 활동과 교육을 하면서 재원확보를 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들어요. 사회적 기업과 같은 곳과도 공통된 이슈를 가지고 이야기할 요소가 많을 것 같아요.
지금까지 말씀하신 것 중 관통하는 공통점은 영역의 넘나듦을 통한 네트워킹의 중요성을 일관되게 말씀해주신 것 같아요. 이를 위해 앞으로 저희가 채워넣어야 할 부분은 무엇으로 네트워킹할 것인가가 남은 과제이자, 발굴해야 할 이슈일 것 같고요.
시민사회 전체를 어떻게 활성화시키고, 거기에 대한 제도는 어떻게 되어야 되고, 역량 강화를 위해서는 뭐가 있어야 된다, 이런 얘기도 했잖아요. 이거를 구체적으로 구체화시킨다고 생각한다고 한다면 제가 말씀드린 부분들을 생각하지 않을 수가 없어요. 그러니까 로비 단체가 된다든가 정책에 참여하는 단체가 되어서 그걸 하는 건 당연히 해야 될 일이지만, 연구라든가 프로젝트로 흘러가는 경우 경향이 많은 거예요. 그래서 나중에 좀 더 거기에 관심이 많은 정권이라든가 자치단체장이 들어오게 되면 거기랑 어떻게 연대해서 바꿔나가긴 하겠지만, 그렇게 하려면 그렇게 할 수 있는 힘이 있어야 돼요. 그 힘이라고 한다는 거는 다시 말해서 우리 법인이 가지고 있는 자원과 법인이 가지고 있는 하나의 사회적 인지도다, 그럼 사회적 인지도라고 하는 것은 우리가 시민에 대한 정책이라고 하는 큰 틀에서의 이미지 플러스 각론에 언제든지 나서고 있는 (사)시민이 되어야 한다는 거예요. 우리가 환경 전문단체나 인권 전문단체, 젠더 전문단체가 아니지만 시민들의 중요한 시민적 이슈를 총괄하는 데에는 (사)시민의 얼굴이 항상 보여야한다는 거죠.
(사)시민을 내가 너무 모르기 때문에 이런 얘기를 할 수 있는 거예요. 그동안 (사)시민의 흐름을 보면 내가 얘기하는 쪽은 아니었던 거예요. 말하자면 사단법인 시민 정책연구원 같은 느낌이기도 했고요. 최근 몇 년 간 연구사업을 많이 해서 더 그런 것 같기도 하고요. 서울시NPO지원센터 같은 경우에는 활동가 육성부터 시작해서 여러 가지 프로그램들을 진행하면서 굉장히 많은 실험을 했단 말이에요. 웹사이트에도 정보가 너무너무 많잖아요. 너무 아까운 것 같아요. 지금도 관심있는 정보를 검색하면 다 센터로 간다고요.
센터를 운영하면서 생산해낸 콘텐츠 중에서 어떤 영역을 (사)시민이 이양받아서 우리 만의 방식으로 재가공하여 좀 더 확산시킬 수 있을지 고민을 해봐야 할 것 같아요. (사)시민이 정책 플랫폼 답게 운영하려면 현재 홈페이지 개선도 시급하고요.
맞아요. 그런 쪽에 특화하고, 도와줄 수 있는 분들도 조직하고 발굴해야 하고요. 또 하나는 다양한 사람들이 여기에서 이야기 할 수 있는 마당으로서의 공론장 역할이 중요해요. 플랫폼이니까 더욱 더.
"우리의 모아진 뜻이 (사)시민을 한 걸음 더 나아가게 할 터..."
조직의 전환기 속에서 지금 제6기 임원진들의 역할이 너무나 소중하고 기대되는데요. 끝으로 이사님들께 전하고 싶으신 말씀이 있으실까요?
우리가 뜻이 없었으면 이렇게 어려운 상황 속에서 이런 일들을 맡아주시지 않았을 거예요. 맡아주셨다는 것은 이미 (사)시민을 통해서 큰 일을 해주실 그런 의지가 강하신 분들이라고 믿고 있기 때문에 제가 무조건 찾아 뵙고 같이 할 일을 찾아서 하려고 합니다. 이사님들의 역량이나 업적을 봤을 때, 우리가 충분히 함께 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다만, 진짜로 하냐가 중요한 거거든요. 저는 그런 분들이라고 확신하기 때문에 도움을 청할 거고, 여러 가지 문제들을 해결하고 발전시킬 수 있다고 생각해요. 추가로 이사님들께서 (사)시민의 좋은 파트너들을 계속 모시고 오면 좋겠어요. 우리가 크고 작은 것을 가리지 않고, 정직하게 좋은 길로 나갈 수만 있다면 모두 포용할 자세가 있다고 봐요.
그렇다면 사무처에게는 어떤 관점으로 (사)시민의 활동을 끌고 가면 좋을지 전하고 싶으신 당부의 말씀이 있으실까요?
너무 고생이 많아서 죄송한 마음 뿐이고요. 충분히 잘 할 수 있게 해드리는 게 저의 소임이라고 생각을 하는데, 다른 이사님들과 꼭 그렇게 만들어 드리려고 노력을 할 거예요. (사)시민이 지금까지 해온 것들을 절대로 잊어서는 안 되고, 거기에서 있었던 성과와 자원들을 반드시 활용을 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리고 열린 자세로 좀 더 많은 시민과 함께 갈 수 있는 길을 모색해야 할 거고요. 그러기 위해서는 회원 확대와 더불어 회원들과 함께 더 많은 아이디어를 다양하게 받고 나누면 좋을 것 같아요.
<끝>
약 1시간 30분 간의 대화 속에서 이사장님께서 그동안 이사회 자리에서 언급하셨던 맥락과 강조점을 다시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조직의 환경 변화 속에서 막중한 책임을 맡으시게 되어서 부담감도 크실텐데, (사)시민이 시민사회 내에서 길을 잃지 않고 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잘 이끌어 주실 것으로 믿습니다. ♥
📢 인터뷰어 : 사무처 김유리&김승순 활동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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