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드 시민'은 시민의 사람(人사이드)을 소개하는 의미와 시민 속으로(inside) 좀 더 깊게 들어가보자는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사단법인 시민의 주축 중의 한 구성원인 이사진들을 한 분 한 분 소개하면서 우리가 해야 할 본연의 역할을 상기하고, 또 새롭게 나아가야 할 방향은 무엇일지, 회원님들과 생각을 함께 나누고자 합니다. 📩 |
열 다섯 번째 인터뷰이는 김의영 이사장님(서울대학교 정치외교학부 교수)입니다. 교육과 연구, 실천의 세 축을 바탕으로 시민사회를 든든하게 지원해주시는 이사장님을 만났습니다. (사)시민과의 인연, (사)시민이 나아갈 길과 더불어 AI와 민주주의의 상관관계 등 폭넓은 이야기를 풀어주신 김의영 이사장님 덕분에 앞으로 함께할 시간들이 더욱 기대되는 하루였습니다 :)

제가 평생을 해온 교육과 실천연구가 (사)시민으로 연결되는 지점이 있고
학생들과 함께하던 일을 현장의 시민들과 함께 하면 어떨까? 생각했어요.
Q. 안녕하세요 이사장님. 잘 지내셨죠? 신임 이사장 인사를 전하시기는 했지만 인사이드 시민으로 조금 더 많은 이야기 나누게 되었어요. (사)시민으로부터 갑자기 이사장 제안 연락을 받고 많이 놀라시지는 않으셨어요?
처음엔 굉장히 당황스러웠어요. 전혀 상상하지도 못했고요. 근데 제가 도전같은 걸 피하지 않는 스타일이기도 해요.
도전의 대상이었나요? (웃음).
그렇다기보다는 제 자신에 대한 도전이죠. 저는 평생 ‘시민’을 주제로 밥 먹고 살았어요. 내가 뭘 잘 아는 양 가르치고 연구하면서 말이에요. 또 우리나라 사회에서 교수라고 그러면 인정도 좀 해주는 바람에 내가 여기까지 잘 살아왔는데, 그럼 거기에(시민사회) 빚을 진 거 아니겠어요? 그 빚을 갚아야 되는데 여러 방법이 있잖아요. 학생들 잘 가르치고 내 연구를 열심히 하는 게 본연의 몫이지만 교수는 항상 교육과 연구, 실천이 있는 거예요.
실천도 여러 가지로 할 수 있어요. 신문에 칼럼을 쓸 수도 있고 시민의 이사장이 되는 것도 내가 실천할 수 있는 방법이고요. 그래서 이사장 직은 제가 진 빚을 갚을 기회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됐어요. 그런데 임기가 2년인 줄 알았는데 3년이더라고요?(웃음). 정책플랫폼을 지향하는 시민에서는 제가 할 역할도 있을 거라 생각했어요. 평생을 교육과 실천 연구를 해왔으니 이부분에서 시민과 연결되는 지점이 있고 학생들과 함께하던 일을 현장의 시민들과 함께 해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해요.

Q. 사단법인 시민을 전부터 알고 계셨나요? 어떤 조직이라 생각하고 계셨어요?
예전부터 이름은 알고 있었죠. 그런데 진짜 솔직히 말하면 잘 몰랐어요(웃음). 예전에 서울시 민주주의위원회 할 때 대략 어떤 일을 하는구나, 서울시NPO지원센터를 위탁운영 하고 있구나 하는 건 알았어요. 임정근 교수님이 전 이사장이었기에 중요한 일을 하고 계시겠구나 그 정도밖에는 몰랐죠. (사)시민의 문제라기 보다는 제가 너무 바쁘니까 다른 데에 관심을 두기 어려웠어요. 최근에는 시민참여기본법을 (사)시민에서 주도하는 걸 봤어요. 류홍번 이사님이나 임정근 (전)이사장님, 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등 많은 분들이 다같이 노력했지만 주도적인 역할을 했고 이런 점에서 (사)시민이 가지는 대표성과 정당성이 있다고 생각했어요.
Q. 요새 이사장님이 제일 관심 갖고 계신 주제는 뭔가요? AI민주주의 관련 활동 하신다는 소식도 전해들었어요. AI와 민주주의가 어떻게 연결될까 궁금하기도 해서 뵙게 되면 여쭤보고 싶었어요.
크게는 학교, 시민의회, AI, 글로벌. 이 네 가지 화두가 저에게 있어요. 최근 국가인공지능전략위원회 AI 민주주의 분과 위원장 역할을 맡게 되어 정신이 없어졌는데 온라인 소통 채널도 열 몇 개가 되다보니 많은 사람들의 메시지를 따라가기도 힘들어요. 예산부터 모든 걸 다 알아야 하고 부처와 만날 일도 많아요. 따라가기도 힘들지만 굉장히 재미있어요. 학자로서 AI를 통해 내가 아는 민주주의와 정책을 어떻게 기획하고 제안하느냐의 일이니까요.
학교에서 저는 주로 시민정치론이나 거버런스 관련 과목을 많이 가르치는데 수업에서도 AI와 관련한 활동들이 있어요. 우리 시민참여 기본법에도 숙의 공론장 얘기가 포함되어 있는데 ‘미니 공중’처럼 공론장에 모인 사람들이 모두를 대표한다고 하기가 어렵잖아요? 그래서 온라인 AI 공론장을 만드는 걸 생각했어요. 예를 들면, 제가 얼마 전 관악에서 진행한 기후시민의회에 나온 정책 권고안을 관악구청 홈페이지에 올려놓고 누구나 들어와 의견을 내는 거예요. 여기에 챗봇 퍼실리테이터가 있는 거죠. 권고안에 대해 시민이 의견을 내면 챗봇이 내용 정리와 팩트 체크, 치어리딩을 해주는 거예요. 오프라인 공론장에 모인 소수의 ‘미니 공중’과 온라인 공론장의 ‘맥시 공중’이 함께 정책을 만들면 대표성도 높일 수 있고 더 많은 의견도 받을 수 있죠.
그런데 이걸 정부가 직접 나서서 하기에는 쉽지 않아요. 대신 (사)시민은 할 수 있죠. 우리는 시민사회 활성화를 위한 정책 플랫폼으로서 정당성이 있고 정부를 감시함과 동시에 아이디어를 주고 정책을 확산하고 지원하고 시민의 참여를 독려할 수도 있으니까요.
그리고 K팝 K드라마 K컬쳐와 같은 것들은 다 외국에서 유명하잖아요? 지금 K민주주의라는 얘기도 나온단 말이에요. K민주주의에서 제일 중요한 건 시민과 시민사회인데 우리 (사)시민과 시민사회는 글로벌화가 안 돼 있어요. 우리도 물론 여력이 없고 힘든 건 알지만 최소한 꿈은 꿔야 하는 거 아니겠어요?
Q. AI 민주주의 분과 위원장 말고도 다른 대외 활동이 많으시죠?
힘 닿는대로 하고 있어요. 김영배 구청장 시절에 성북구에서 마을 민주주의 동행 프로젝트와 시민의회를 했었고, 최근에는 경희대 김상준 교수님이 상임대표로 열심히 하고 계신 시민의회 전국포럼의 공동대표를 맡아서 시민 민주주의 포럼을 하고 있어요.
정치학을 연구했지만 연구만 하는 게 아니고 내가 사는 동네와 일하는 동네에서 기여를 하자, 실천을 하자는 생각을 해서, 서울대가 있는 관악에서의 활동들도 좀 있어요.
관악뿌리재단 자문위원이기도 하고 관악 공동연대나 활동가들과 관계를 맺어 왔어요. 수업을 할 때 관악구에서 시민정치라는 과목도 하고 책도 내봤는데 관악뿌리재단에 있으면 다 연결이 되더라고요.
Q. 많이 들어보신 질문일 것 같아서 고민하긴 했는데요, 얼마 전 대한민국 국민을 노벨평화상 후보로 추천하시면서 화제가 됐어요. 이게 한국 민주주의나 시민사회에 던지는 메시지는 뭘까요?
상을 못 받을 확률이 매우 높지만 수상 여부와는 상관 없이 우리가 민주주의와 평화에 한 발자국 더 다가서는 데 기여를 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많이 했어요. 추천을 계기로 정치권과 시민사회에서 우리가 뭘 할 수 있을지 진정으로 고민하는 기회가 되었으면 좋겠어요. 노벨 평화상 추천에 대해 많은 관심이 쏟아져서 저도 놀랐지만 우리는 충분히 그럴 만한 자격이 있고 우리가 자긍심과 자부심을 갖는 건 당연해요. 또한, 정치권은 이런 시민에게 일상의 민주주의로 보답을 해줘야 해요.
“시민사회의 생태계는 진화하고 있어요. 시민사회는 사라질 수 없고 사라지지도 않을 거예요.”
Q. 시민사회를 오랫동안 지켜봐오셨는데 재정난이나 참여 저조와 같은 고질적 문제 말고 시민사회 위기론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궁금해요.
우리가 알다시피 유명한 시민단체들은 2000년 이후로 계속 쇠락의 길을 걷고 있어요. 조직들이 남아있기는 하지만 옛날같지가 않은 거란 말이에요. 그 대신 다양한 형태의 생태계가 되어가고 있기 때문에 이걸 위기 상황으로 보고 있지는 않아요. 생태계의 진화 과정이라 보고 있고 옛날의 단체들이 할 수 있는 일이 아직도 있을 뿐만 아니라 중요함이 있고, 역할 분담을 잘 해야 하는 거죠. 교과서적인 얘기지만 (사)시민도 이걸 좀 더 연구해서 어떤 비교 우위가 있는지,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뭐가 있는지를 생각하는 게 필요해요. 지금까지 안 한 게 아니고 우리가 생각하는 집합체를 제공하기 위해 노력 해왔는데 힘들었던 거죠.
연구기능을 높이고 재정을 안정화하고 우리의 독보적 지위와 정체성을 확실히 할 수 있도록 선택과 집중을 해야 해요. 시민사회는 사라질 수 없고 사라지지도 않을 거고. 그건 우리가 기회를 어떻게 잡느냐의 문제인 것 같아요. 오히려 우호적인 환경이 왔다고 생각해야죠. 지난 정부에서 완전히 바닥까지 갔잖아요. 이제 겪을 걸 다 겪었고 올라갈 일만 남았다고 그렇게 생각해야죠. 쉬운 싸움은 아니지만(웃음)
Q. 저희가 우스갯소리로 “(사)시민은 돈만 없고 다 있다”는 말을 해요(웃음) 시민의 가장 큰 자원은 ‘관계’인데 이사장님이 생각하시기에 (사)시민의 강점은 어떤 거라고 생각하세요?
이사님들을 보고 이분들이 제일 강점이겠구나 생각했고 그 다음은 우리의 지위와 위치죠.
누가 와서 “시민사회를 대표하는 단체와 얘기하고 싶은데 누가 있냐?”고 물으면 우리밖에 없잖아요. (사)시민 자체는 힘든 상황이 있지만 이런 독점적 지위가 있고 살려야 한다고 봐요. 그건 우리가 가진 제일 큰 자원이고 우리 스스로도 자긍심을 느껴야 해요.
Q. 여러 시대상황 속에서 (사)시민은 우리 사회에서 어떤 역할을 담당해야 한다고 생각하시나요?
(사)시민은 <공익활동 활성화를 위한 정책플랫폼>으로서 정부를 감시함과 동시에 아이디어도 주고 일감을 확산하고 지원하고 알려주면서 시민사회로의 동참을 독려해야 하죠. 정책을 만들고 거버넌스에 참여를 하는 과정에서 시민사회의 역할이 필요한데 그 역할을 할 수 있는 가장 좋은 곳이 (사)시민이라고 생각해요. 우리는 정책플랫폼이고 소속된 많은 분들이 연구 마인드를 가지고 있고 우리 전체를 위해 참여와 감시, 협조를 맡아야 해요.
저는 대학을 ‘생츄어리(sanctuary: 안식처)라고 부르는데 사람과 자원, 지식과 같은 각종 자원들이 모이는 곳이잖아요? 대학을 중심으로 시민사회와 청년 등 여러 주체들을 묶어내는 것 또한 (사)시민이 앞으로 할 수 있는 역할 중 하나라고 생각해요. 활동가와 현장의 시민들이 함께 모여 수업을 하며 실천하는 것들이 좀 힘들겠지만 충분히 할 수 있다는 생각을 했어요. 지금까지 민주화 이후 촛불과 응원봉에 이르기까지 시민사회가 변화하잖아요. (사)시민이 새로운 혁신적 모델을 제안하고 제도화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해요. 공격형 시민사회가 있다면 진지를 만들어서 힘과 역량을 키우는 역할도 필요한 거예요. 역할을 분담하면 되잖아요?
Q. 제7기 이사회를 이끌어가게 되셨는데 이사님들께 따로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으실까요?
이 상황에서는 메시지라기보다는 “잘 부탁드립니다(웃음)”. 그리고 제가 얻은 인상은 굉장히 대단하신 분들인 것 같아서 저도 잘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고, 아까 제가 부채의식 얘기를 했잖아요? 보은에 대한 생각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저도 열심히 할테니 잘 부탁드린다고, 잘해보자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Q. 마지막으로, 혹시 이사장님께 <사단법인 시민이란 ㅇㅇ>이다. 한마디로 설명해주실 수 있으신가요?
저에게는 익사이팅한 도전이다!싶어요. 부담보다는 굉장히 기대감이 생겨요. 이렇게 말을 해놨으니 열심히 해야죠 진짜로.
이사장님과 인터뷰하는 내내, 시민사회에 대한 고마움과 그 마음을 갚는다는 이야기가 맴돌았습니다. 시민사회를 향한 애정이 가득한 이사장님 덕분에 저도 활동의 에너지를 채워가는 시간이 되었습니다. 새로 함께하시게 된 김의영 이사장님과 함께 더 단단하고 건강한 시민사회를 만들어가겠습니다 :)
📢 인터뷰어 : 사무처 김유리, 김승순, 박희선 활동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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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드 시민'은 시민의 사람(人사이드)을 소개하는 의미와 시민 속으로(inside) 좀 더 깊게 들어가보자는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사단법인 시민의 주축 중의 한 구성원인 이사진들을 한 분 한 분 소개하면서 우리가 해야 할 본연의 역할을 상기하고, 또 새롭게 나아가야 할 방향은 무엇일지, 회원님들과 생각을 함께 나누고자 합니다. 📩
Q. 안녕하세요 이사장님. 잘 지내셨죠? 신임 이사장 인사를 전하시기는 했지만 인사이드 시민으로 조금 더 많은 이야기 나누게 되었어요. (사)시민으로부터 갑자기 이사장 제안 연락을 받고 많이 놀라시지는 않으셨어요?
처음엔 굉장히 당황스러웠어요. 전혀 상상하지도 못했고요. 근데 제가 도전같은 걸 피하지 않는 스타일이기도 해요.
도전의 대상이었나요? (웃음).
그렇다기보다는 제 자신에 대한 도전이죠. 저는 평생 ‘시민’을 주제로 밥 먹고 살았어요. 내가 뭘 잘 아는 양 가르치고 연구하면서 말이에요. 또 우리나라 사회에서 교수라고 그러면 인정도 좀 해주는 바람에 내가 여기까지 잘 살아왔는데, 그럼 거기에(시민사회) 빚을 진 거 아니겠어요? 그 빚을 갚아야 되는데 여러 방법이 있잖아요. 학생들 잘 가르치고 내 연구를 열심히 하는 게 본연의 몫이지만 교수는 항상 교육과 연구, 실천이 있는 거예요.
실천도 여러 가지로 할 수 있어요. 신문에 칼럼을 쓸 수도 있고 시민의 이사장이 되는 것도 내가 실천할 수 있는 방법이고요. 그래서 이사장 직은 제가 진 빚을 갚을 기회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됐어요. 그런데 임기가 2년인 줄 알았는데 3년이더라고요?(웃음). 정책플랫폼을 지향하는 시민에서는 제가 할 역할도 있을 거라 생각했어요. 평생을 교육과 실천 연구를 해왔으니 이부분에서 시민과 연결되는 지점이 있고 학생들과 함께하던 일을 현장의 시민들과 함께 해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해요.
Q. 사단법인 시민을 전부터 알고 계셨나요? 어떤 조직이라 생각하고 계셨어요?
예전부터 이름은 알고 있었죠. 그런데 진짜 솔직히 말하면 잘 몰랐어요(웃음). 예전에 서울시 민주주의위원회 할 때 대략 어떤 일을 하는구나, 서울시NPO지원센터를 위탁운영 하고 있구나 하는 건 알았어요. 임정근 교수님이 전 이사장이었기에 중요한 일을 하고 계시겠구나 그 정도밖에는 몰랐죠. (사)시민의 문제라기 보다는 제가 너무 바쁘니까 다른 데에 관심을 두기 어려웠어요. 최근에는 시민참여기본법을 (사)시민에서 주도하는 걸 봤어요. 류홍번 이사님이나 임정근 (전)이사장님, 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등 많은 분들이 다같이 노력했지만 주도적인 역할을 했고 이런 점에서 (사)시민이 가지는 대표성과 정당성이 있다고 생각했어요.
Q. 요새 이사장님이 제일 관심 갖고 계신 주제는 뭔가요? AI민주주의 관련 활동 하신다는 소식도 전해들었어요. AI와 민주주의가 어떻게 연결될까 궁금하기도 해서 뵙게 되면 여쭤보고 싶었어요.
크게는 학교, 시민의회, AI, 글로벌. 이 네 가지 화두가 저에게 있어요. 최근 국가인공지능전략위원회 AI 민주주의 분과 위원장 역할을 맡게 되어 정신이 없어졌는데 온라인 소통 채널도 열 몇 개가 되다보니 많은 사람들의 메시지를 따라가기도 힘들어요. 예산부터 모든 걸 다 알아야 하고 부처와 만날 일도 많아요. 따라가기도 힘들지만 굉장히 재미있어요. 학자로서 AI를 통해 내가 아는 민주주의와 정책을 어떻게 기획하고 제안하느냐의 일이니까요.
학교에서 저는 주로 시민정치론이나 거버런스 관련 과목을 많이 가르치는데 수업에서도 AI와 관련한 활동들이 있어요. 우리 시민참여 기본법에도 숙의 공론장 얘기가 포함되어 있는데 ‘미니 공중’처럼 공론장에 모인 사람들이 모두를 대표한다고 하기가 어렵잖아요? 그래서 온라인 AI 공론장을 만드는 걸 생각했어요. 예를 들면, 제가 얼마 전 관악에서 진행한 기후시민의회에 나온 정책 권고안을 관악구청 홈페이지에 올려놓고 누구나 들어와 의견을 내는 거예요. 여기에 챗봇 퍼실리테이터가 있는 거죠. 권고안에 대해 시민이 의견을 내면 챗봇이 내용 정리와 팩트 체크, 치어리딩을 해주는 거예요. 오프라인 공론장에 모인 소수의 ‘미니 공중’과 온라인 공론장의 ‘맥시 공중’이 함께 정책을 만들면 대표성도 높일 수 있고 더 많은 의견도 받을 수 있죠.
그런데 이걸 정부가 직접 나서서 하기에는 쉽지 않아요. 대신 (사)시민은 할 수 있죠. 우리는 시민사회 활성화를 위한 정책 플랫폼으로서 정당성이 있고 정부를 감시함과 동시에 아이디어를 주고 정책을 확산하고 지원하고 시민의 참여를 독려할 수도 있으니까요.
그리고 K팝 K드라마 K컬쳐와 같은 것들은 다 외국에서 유명하잖아요? 지금 K민주주의라는 얘기도 나온단 말이에요. K민주주의에서 제일 중요한 건 시민과 시민사회인데 우리 (사)시민과 시민사회는 글로벌화가 안 돼 있어요. 우리도 물론 여력이 없고 힘든 건 알지만 최소한 꿈은 꿔야 하는 거 아니겠어요?
Q. AI 민주주의 분과 위원장 말고도 다른 대외 활동이 많으시죠?
힘 닿는대로 하고 있어요. 김영배 구청장 시절에 성북구에서 마을 민주주의 동행 프로젝트와 시민의회를 했었고, 최근에는 경희대 김상준 교수님이 상임대표로 열심히 하고 계신 시민의회 전국포럼의 공동대표를 맡아서 시민 민주주의 포럼을 하고 있어요.
정치학을 연구했지만 연구만 하는 게 아니고 내가 사는 동네와 일하는 동네에서 기여를 하자, 실천을 하자는 생각을 해서, 서울대가 있는 관악에서의 활동들도 좀 있어요.
관악뿌리재단 자문위원이기도 하고 관악 공동연대나 활동가들과 관계를 맺어 왔어요. 수업을 할 때 관악구에서 시민정치라는 과목도 하고 책도 내봤는데 관악뿌리재단에 있으면 다 연결이 되더라고요.
Q. 많이 들어보신 질문일 것 같아서 고민하긴 했는데요, 얼마 전 대한민국 국민을 노벨평화상 후보로 추천하시면서 화제가 됐어요. 이게 한국 민주주의나 시민사회에 던지는 메시지는 뭘까요?
상을 못 받을 확률이 매우 높지만 수상 여부와는 상관 없이 우리가 민주주의와 평화에 한 발자국 더 다가서는 데 기여를 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많이 했어요. 추천을 계기로 정치권과 시민사회에서 우리가 뭘 할 수 있을지 진정으로 고민하는 기회가 되었으면 좋겠어요. 노벨 평화상 추천에 대해 많은 관심이 쏟아져서 저도 놀랐지만 우리는 충분히 그럴 만한 자격이 있고 우리가 자긍심과 자부심을 갖는 건 당연해요. 또한, 정치권은 이런 시민에게 일상의 민주주의로 보답을 해줘야 해요.
Q. 시민사회를 오랫동안 지켜봐오셨는데 재정난이나 참여 저조와 같은 고질적 문제 말고 시민사회 위기론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궁금해요.
우리가 알다시피 유명한 시민단체들은 2000년 이후로 계속 쇠락의 길을 걷고 있어요. 조직들이 남아있기는 하지만 옛날같지가 않은 거란 말이에요. 그 대신 다양한 형태의 생태계가 되어가고 있기 때문에 이걸 위기 상황으로 보고 있지는 않아요. 생태계의 진화 과정이라 보고 있고 옛날의 단체들이 할 수 있는 일이 아직도 있을 뿐만 아니라 중요함이 있고, 역할 분담을 잘 해야 하는 거죠. 교과서적인 얘기지만 (사)시민도 이걸 좀 더 연구해서 어떤 비교 우위가 있는지,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뭐가 있는지를 생각하는 게 필요해요. 지금까지 안 한 게 아니고 우리가 생각하는 집합체를 제공하기 위해 노력 해왔는데 힘들었던 거죠.
연구기능을 높이고 재정을 안정화하고 우리의 독보적 지위와 정체성을 확실히 할 수 있도록 선택과 집중을 해야 해요. 시민사회는 사라질 수 없고 사라지지도 않을 거고. 그건 우리가 기회를 어떻게 잡느냐의 문제인 것 같아요. 오히려 우호적인 환경이 왔다고 생각해야죠. 지난 정부에서 완전히 바닥까지 갔잖아요. 이제 겪을 걸 다 겪었고 올라갈 일만 남았다고 그렇게 생각해야죠. 쉬운 싸움은 아니지만(웃음)
Q. 저희가 우스갯소리로 “(사)시민은 돈만 없고 다 있다”는 말을 해요(웃음) 시민의 가장 큰 자원은 ‘관계’인데 이사장님이 생각하시기에 (사)시민의 강점은 어떤 거라고 생각하세요?
이사님들을 보고 이분들이 제일 강점이겠구나 생각했고 그 다음은 우리의 지위와 위치죠.
누가 와서 “시민사회를 대표하는 단체와 얘기하고 싶은데 누가 있냐?”고 물으면 우리밖에 없잖아요. (사)시민 자체는 힘든 상황이 있지만 이런 독점적 지위가 있고 살려야 한다고 봐요. 그건 우리가 가진 제일 큰 자원이고 우리 스스로도 자긍심을 느껴야 해요.
Q. 여러 시대상황 속에서 (사)시민은 우리 사회에서 어떤 역할을 담당해야 한다고 생각하시나요?
(사)시민은 <공익활동 활성화를 위한 정책플랫폼>으로서 정부를 감시함과 동시에 아이디어도 주고 일감을 확산하고 지원하고 알려주면서 시민사회로의 동참을 독려해야 하죠. 정책을 만들고 거버넌스에 참여를 하는 과정에서 시민사회의 역할이 필요한데 그 역할을 할 수 있는 가장 좋은 곳이 (사)시민이라고 생각해요. 우리는 정책플랫폼이고 소속된 많은 분들이 연구 마인드를 가지고 있고 우리 전체를 위해 참여와 감시, 협조를 맡아야 해요.
저는 대학을 ‘생츄어리(sanctuary: 안식처)라고 부르는데 사람과 자원, 지식과 같은 각종 자원들이 모이는 곳이잖아요? 대학을 중심으로 시민사회와 청년 등 여러 주체들을 묶어내는 것 또한 (사)시민이 앞으로 할 수 있는 역할 중 하나라고 생각해요. 활동가와 현장의 시민들이 함께 모여 수업을 하며 실천하는 것들이 좀 힘들겠지만 충분히 할 수 있다는 생각을 했어요. 지금까지 민주화 이후 촛불과 응원봉에 이르기까지 시민사회가 변화하잖아요. (사)시민이 새로운 혁신적 모델을 제안하고 제도화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해요. 공격형 시민사회가 있다면 진지를 만들어서 힘과 역량을 키우는 역할도 필요한 거예요. 역할을 분담하면 되잖아요?
Q. 제7기 이사회를 이끌어가게 되셨는데 이사님들께 따로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으실까요?
이 상황에서는 메시지라기보다는 “잘 부탁드립니다(웃음)”. 그리고 제가 얻은 인상은 굉장히 대단하신 분들인 것 같아서 저도 잘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고, 아까 제가 부채의식 얘기를 했잖아요? 보은에 대한 생각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저도 열심히 할테니 잘 부탁드린다고, 잘해보자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Q. 마지막으로, 혹시 이사장님께 <사단법인 시민이란 ㅇㅇ>이다. 한마디로 설명해주실 수 있으신가요?
저에게는 익사이팅한 도전이다!싶어요. 부담보다는 굉장히 기대감이 생겨요. 이렇게 말을 해놨으니 열심히 해야죠 진짜로.
📢 인터뷰어 : 사무처 김유리, 김승순, 박희선 활동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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